- 2018.04.18
대학 시험은 다를 줄 알았는데, 중간고사 빡침 포인트 6
#1 남는 건 지식이 아니라 암기 스킬
“시험 시간은 50분입니다. 시작하세요!” 자, 이제 암기한 걸 다 토해낼 시간이다. A4 두 개를 붙여놓은 크기의 종이 앞뒤에 외운 걸 꽉꽉 채워 넣어야 한다. 써낸 분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점수를 잘 준다나 뭐라나. 시험이 끝나면 모두 손이 아파 손목을 탈탈 터는데, 애써 외운 것들도 같이 탈탈 털리는 기분이다. 내가 뭘 배웠… 아니, 외웠더라?
오늘도 남는 건 저린 손뿐, 지식은 없다는 게 이 깜지 시험의 진정한 함정이다. 그런데도 이 허탈한 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 전날까지 수많은 깜지를 복제해야 했다. 하나라도 더 외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머리는 터질 것 같고….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외우다 보면, 혼란이 온다. 내가 하고 있는 게 공부인가, 뻘짓인가. 교수님, 과목명을 바꿉시다. ‘커뮤니케이션의 이해’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암기’로요! (제보자 김혜린) 사진 출처 <청춘시대>
#2 끼리끼리 족보, 족보 쟁탈전!
시험이 끝났다. 망친 거 같아 우울한데, 옆에서 이런 소리를 들었다. “아싸! 족보랑 문제 완전 똑같았어! 개이득.” 망할, 족보가 있었어? 시험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된 족보의 존재. 느낌이 온다. 이번 시험도 망했구나.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족보로 시험문제를 줄줄 꿰고 있는 애들이랑 무슨 게임이나 될까. 출발선 자체가 다르잖아! 족보를 얻어 시험을 본 친구가 말했다.
“친구야. 인맥이 없으면, 학점도 없는 거야.” 완전한 개소리였지만, 현실이 그랬다. 교내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 사람에게 시험은 불리한 게임이다. 족보가 끼리끼리 돌기 때문. 학생회끼리, 동아리끼리. 그 ‘끼리’에 속하지 않는 나는 어쩌라고? 족보 때문에 잃는 건 학점뿐만이 아니다. 친구도 잃는다. 족보를 구하고선 혼자 시치미를 뚝 떼던 친구의 모습에 배신감으로 치를 떨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화나는 건 학점도 우정도 다 망치는 이 ‘족보’에 의연해질 수 없는 망할 현실이다. (제보자 최연지) 사진 출처 <치즈인더트랩>
#3 오픈북이면 뭐 하나 뇌가 오픈이 안 되는데
“이 과목 시험은 오픈북입니다.” 오예! 개꿀이고만. 그냥 책 몇 번 읽고 중요한 개념 외워 가면 되겠지. 그리고 대망의 시험 날, 걱정 없이 시험 보러 갔다가 나라 잃은 표정으로 시험지를 냈다. 지문을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 애초에 문제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 책이 옆에 있으면 뭐 해, 쓸모가 없는데…. 그렇게 시험을 완전히 망치고 나서야 깨달았다. 학생들 편하라고가 아닌, 책이 있어봤자 풀 수 없는 문제를 내기 때문에 오픈북으로 시험을 본다는 걸.
나는 배신감에 몸부림치며 전략적으로 기말고사를 준비했다. 책 내용뿐만 아니라 몇 페이지에 어떤 그림이 있는지도 달달 외우고, 챕터마다 포스트잇을 덕지덕지 붙여가며 빨리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포스트잇으로 책장 넘기는 소리가 시험 치는 내내 들렸을 지경. 다행히 이 전략이 통해서 A+을 받긴 했지만…. 교수님, 이 시험은 도대체 무얼 위한 시험인가요? 인간 Ctrl+F 되기? (제보자 문소정) 사진 출처 <무한도전>
#4 시험 범위가 거의 팔만대장경급
수강 신청을 앞두고 ‘고대 신화의 이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릴 때 자주 보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오버랩되는 순간. 내가 또 한 신화 하지. 기대를 가득 안고 들어간 수업은 멘붕이었다. 추상적인 사상과 비슷비슷한 신 이름…. 게다가 수업 자료는 또 왜 이렇게 중구난방인지. 수업 진도는 정작 교재로만 나가면서, 교수님은 사이버 자료실에 관련 논문과 프린트물을 가득 올려놓았다.
자료가 광범위하니 정확한 시험 범위라도 알려줄 줄 알았지만, 그냥 한 번씩 읽어보라며 어물쩍 넘어가신다. ‘설마 이 많은 걸 다 내겠어? 책에 나오는 신만 외우기도 힘든데.’ 불행한 예감은 왜 틀리질 않는 걸까. 자료실에 있던 모오-든 자료들에서 문제가 골고루 출제된 것이다. ‘에피메테우스, 네레우스, 에로스, 에리스….’ 책에 나왔던 신 이름만 중얼거리던 나는 결국 나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창조하고 시험장을 나와야 했다. (제보자 하지윤) 사진 출처 <치즈인더트랩>
#5 시험+리포트+발표 몰아주기 있기, 없기?
휴, 다행이다. 이번 중간고사는 다섯 과목이라 조금 벅차지만, 시험이 하루 간격으로 있으니 전날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겠네. 오늘은 A 과목 복습 끝내고, 내일은 B 과목 시작해야지. 나름대로 치밀하고도 철저하게 일정을 짜놓았는데, B 과목 교수님이 갑자기! “아, 우리 보고서 있었죠? 그건…. 시험 치는 날 조교한테 내면 되겠네.” 되긴 뭐가 돼! 게다가 다섯 장짜리 영문 보고서라니. 아니, 저희가 교수님 시험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 수업 교수님이 인자하게 말씀하신다. “그럼 이번 주부터 팀플 발표를 시작해볼까요?” 하하하하….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무리 정성 들여 일정을 짜면 뭐 하나, 교수님 말 한마디면 엎어지는데. 3월엔 배운 게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요? 아니, 3월 내내 제대로 가르쳐준 게 없는 게 그렇게 당당하신가요…. (제보자 김엽) 사진 출처 <무한도전>
#6 채점 기준 = 교수인 내 맘^_^
개고생하며 팀플을 했던 저널리즘 수업에서 C를 받았다. 농땡이 피우던 같은 팀 친구는 A를 받았는데 말이다. 이번엔 공부도 열심히 했고, 개인 시험도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물은 C. 대체 왜? 교수님, 저는 왜 성적이 이런 겁니까!!! 이 답답한 마음을 학교가 알아줬는지, 저번 학기부터 우리 학교에는 과목별 채점 기준과 항목별 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상세 성적 조회’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껄끄럽게 교수님한테 물어보지 않아도 된다는 기쁜 마음에 상세 성적을 조회했다. 거기엔 이번 중간고사가 전체 성적에 몇 퍼센트 반영되는지, 또 내가 정확히 몇 점을 받았는지 적혀 있을 테니까. 그런데 이게 뭐야! 아무것도 안 적어놨잖아? 이래서야 상세 성적 조회 시스템이 있으나마나 소용이 없다. 제발 이유나 좀 알자고요.ㅠㅠ 교수님, 솔직히 말씀해보세요. 그냥 마음 가는대로 채점하시죠? (제보자 김회정) 사진 출처 <훈장 오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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