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은 참 운도없었는데다 제가 이렇게까지 멍청하다는걸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0월 텝스를 칠때 준비물들을 확실히 챙기는걸 소홀히 했다가 막상 시험장에 도착해서 감독관이 신분증 올려달라고 부탁했을때.. 가슴이 덜컹했었습니다.. 8월에 쳐본 경험이 있기에 "뭐 한번 쳐봤었는데 준비물 체크안해도 다 알지"뭐 이런 생각을했었나.. 그러면서 떠올린 준비물들이 컴퓨터용싸인펜, 시계, 수정테이프, 수험번호 4가지였습니다. 시계 수정테이프는 그냥 필요없다 생각하고 나머지 2가지만 챙져가기로 결정해서 갔던것이었죠. 9시35분경 도착을했었고 신분증이 없어도 시험에 응시는 할수있지만 성적이 처리가 되지않는다며 혹시 시험종료시간인 12시30분까지 다른 사람을통해서 들고 오게 할 수있냐 묻길래..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는 저는 곤히 잘자고있을 룸메이트형에게 전화해 깨운뒤.. 바로 부탁하긴 망설여져서 일단 제 책상에 주민등록증이 있나 찾아봐달라했는데 기숙사마저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지나치게 멘붕했었는데 아주아주 혹시나해서 가방안을 들여다보니 의도치않게 지갑이있었고 그안에는 민증이있었습니다. 그래서 구사일생으로 겨우 칠 수 있게 됬었구요.. 일단 그때가 텝스시험에 있어서 저의 첫번째 실수였고..

바로 그 다음 치게된 오늘 12월1일 시험..

당일날 새벽1시에 누워서 어찌나 잠이안오는지 4시까지 잠을못자다가 겨우 잠들더니 5시에깨고.. 또 30분후 잠들어 8시 모닝콜을 듣고 엄청 피곤한상태로 겨우일어나서.. 감기몸살기운도 살짝있는데 추워서 떨면서 힘들게 씻고 밥도먹지않고 출발을 했습니다. 지난 시험 준비물을 확실히 하지않았던 실수를 했기에 이번엔 민증까지 포함해서 다 챙겼죠. 그런데.. 학교에서 15분가량 떨어져있는 지하철역까지 겨우도착을 했는데.. 아뿔싸 돈을 안들고왔던겁니다.. 화가나서 제 머리를 주먹으로 엄청쌔게 내려쳤죠 "야이 개XX 멍청한 XXX(제 이름)" 이러면서.. 그래서 15분거리를 어쩔수없이 5분만에 엄청뛰어 겨우 기숙사안까지가서 돈을 챙기고 나왔는데.. 물론 늦었기에 택시를 타려고했죠. 콜택시를 부를까 생각을했는데 한번도 불러본적이없고 부른다고 곧장 온다는것도 절대아니라해서 1분1초가 아까운 시점에 위험을 무릅쓰고 전화해서 기다릴순 없어 그냥 도로에 있는 택시를 타려고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로 도로 달려올때 그렇게 많이 보였던 택시가 보이질않더군요. 겨우 찾은 한대는 금방 초록불로 바뀐 신호로 쌩 지나가버렸고 계속 보이지않아 지하철역으로 무작정뛰면서 겨우 하나를 발견해서 타서 가긴했는데.. 지하철역에 도착했을때가 9시 2분이었습니다. 빨리 표를 뽑고 지하철을 타러 계단으로 내려가는데.. 제 코앞에서 지하철문이 닫히고 또 가버렸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멍때리면서 6분을 보내야한다는생각에 너무나 화가났죠. 제가 멍청한기만 한걸로 끝났으면 다행이었을것을 운까지 더럽게 없는것이었죠. 앞의 택시도 포함하여..

지하철을 타고 시간이 조금 지난후에 아차.. 환승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있다는걸 또 생각못하고 그제서야 깨닫게되었고 어쩔수없이 내린후 전속력으로 2호선으로 환승하는곳으로 달려갔습니다. (대구 반월당역)

앞의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두른다면 목적지 역에 내린후 또 택시를 곧장타서 학교에 50분 이전에는 겨우 도착할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환승지점의 계단까지 도달하자마자 지하철이 도착해 문이열리더군요. 그리곤 닫히기전에 2~3계단씩 뛰어내려가면서 "문이닫힙니다" 소리가 난후 경고음이 울릴때 겨우 마지막으로 골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그래도 운이 아주 없는건 절대 아니구나. 다행이다" 생각하며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죠.

또 10분후.. "이번역은 '두류'역입니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음 두류역? 그럼 얼마나남았지?"라 생각하며 노선도를보는데.. '고산'역에서 내려야 하는 제가 반월당, 고산역사이에서 두류역을 발견하지못했습니다.

눈이 크게 동그래지더니 반대편을 본후 심장이 철컹 내려앉았습니다. 반대로가는 지하철을 탔더군요.

대구지하철 1호선은 요금을 내면 한쪽방향으로만 가는 지하철만 탈 수 있도록 되어있는반면 제가 환승하려는 2호선은 알고보니 양옆으로가는 지하철을 한곳에서 탈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그걸 생각못해서 보이는 지하철을 망설임없이 타게된거죠..

아무튼 두류역이란걸 알게되었고 "문이닫힙니다" 소리가나는데도 멍 하느라 내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했죠. 엄마는 괜찮다고 어쩔수없다. 아침밥 챙겨먹고 약 꼭 사먹어라. 1월꺼 치면되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않으면된다. 하시면서 전혀 나무람없이 위로해주셨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밉고 부모님한테도 죄송해서 5분동안 울고 또 20분동안 그 역에앉아있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기숙사까지 돌아왔네요..

글이 왜이렇게 길어졌담.. 읽어주신분들은 감사하고 다른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절대 하지 마시길바랍니다.. 뭐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사람들이 많이 하겠느냐만은.. 다들 공부하느라 수고들하시고 오늘 시험치고 오신분들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