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9.02
텝스를 본지 만 2년째이다.
지방에 거주하고 있고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시험 한 번 보는 것에 들어가는 돈을 제외하고는 학원에 다닐 엄두도 못낸다. 그런 사람에게 있어 서울대 영어시험이라는 벽은 너무도 높기만 하다.
시험은 실력측정의 목적도 있지만 그 실력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측면도 존재 할 것이다. 시험을 응시하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에 대한 피드백도 있어야지 시험을 응시하는 사람에게 있어 개인의 학습전략 및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 될 것이다.
텝스는 그런 측면에서 너무나도 관대하지 않다.
첫째로 상대평가로 줄세우기라는 측면부터 벽이 존재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절망의 하나이다. 언어학습에 있어서 그 언어에 대한 노출이 얼마나 일찍 이루어지는지가 그 기저능력을 어느정도는 결정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시험의 고득점자들의 대부분은 영미권 거주 경험이 있거나 그 문화에서 의사소통이 어느정도의 어려움없이 이루어 지는 사람들이 분포해있는것이 사실이다. 결국 출발점 능력이 다르다는 것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시험의 성적 분포도는 그 사실을 부정해버린다. 마치 카이스트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강제로 영어 수업이 이루어졌었고 그로인한 좌절감으로 학생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도 어느 정도는 같은 맥락에서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학생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다. 자살이라는 것은 정말로 개인이 해서는 안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절규까지 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글도 그와 같은 맥락의 절규이고 속으로 삭이는 체념이다.
두번째로 피드백의 부족이다. 이 시험은 응시자가 자신이 대답한 답이 맞는지 틀리는 지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 공인 영어시험이 밖으로의 문제 유출을 내부 규정에 따라 소위 "부정행위"로 처리하는 것은 시험을 만드는 기관에 있어서는 일견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의 만연이라는 측면을 방지하자는 좋은 구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사교육의 수요가 존재하는 사람들의 시험기관에 대한 영업권 침해라는 측면과 함께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개인 학습권 침해라는 부분이 공존한다. 구체적인 예로서 한 사례를 들고자 한다. 나는 영어 공부를 수십년간 해 왔고 이 텝스라는 시험에서 성적을 내고자 수십번 봐온 사람이지만 듣기 성적이 도무지 350을 넘지 않는다. 물론 내가 못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노력을 했는데도 안되는 것이라면 개인의 능력치 부족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한 답도 확인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개인이 응시한 시험에 있어서 그 발전가능성 마저도 빼앗아가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절대 소수의 고득점자들과 절대다수의 중하위 득점자들이 존재하는 이 시험이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자괴감과 고통을 주고 있는지 시험을 실시하는 기관에서는 한번쯤은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시험을 만드는 기관의 법적 권리를 개인이 침해할 수 없듯이
시험을 치르는 사람의 학습 권리를 기관이 무제한 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이 시험을 마지막으로 텝스를 떠난다. 900을 넘기고 싶다는 생각을 3년간 했고 공부를 했지만 결국 불가능했고 오늘 개인용도로 적은 듣기 답을 빼앗기고 제발 부정행위로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빌고 왔다. 마음씨 좋은 고사장 전체 책임자분은 그렇게 빌었으니 불쌍해 보여서 관대한 처사를 내려주셨다. 아마 응시자격을 박탈했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 스스로 응시자격을 박탈하고자 한다. 패배자의 넉두리치고는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지만..
너무도 답답하고 한심한 마음에 눈물을 머금으면서 한마디라도 남겨본다.
그래도 공부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혼자서 어떻게든 해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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