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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스펙 될까요?

| 조회 560 | 추천 1
  •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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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수업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이 무용담을 시작했다. “그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바로…….” 모두가 몰입한 순간, 공부깨나 한다는 한 친구가 손을 들고 말했다. “선생님, 이거 시험에 나와요?” 순간 쏟아붓던 장마처럼 축축해진 분위기. 돌이켜 보면 그 애는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수업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었던 거겠지. 그러나 아이들의 반응은 (당연히도) 냉담했다. 질문을 듣자마자 “아니지. 수업하자”라고 말했던 선생님 탓이었을까?

당시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그 애의 행동을 내가 하게 될 줄이야. 새내기였던 난 술자리를 거치며 듣게 된 무수한 조언으로 온갖 불안감을 껴안았다. “문과를 보완할 무언가를 찾아라”, “경영학과 복수전공을 해라. 공대면 더 좋고.”, “자격증은 기본 세 개여야 한다. 토익, 한국사, 컴활로.”, “대외활동은 이왕이면 유명한 곳으로 하고.”, “해외 경험은 짧게라도 만들어.” 새내기 후배를 향한 선배들의 조언은 모두 달랐으나 끝은 비슷했다. “그래야 먹고살지.”

숨만 쉬어도 월세가 나가는 타지 생활. 나는 조금 더 ‘효율적’인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각종 대외활동을 신청했다. 취업에 도움 된다는 복수전공은 물론, 사람들을 모아 공모전을 준비하거나 데이트 비용을 위해 호텔 레스토랑 서빙이나 행사 보조 같은 단기 아르바이트를 뛰기도 했다.

‘이쯤이면 되나?’ 싶을 때는 인터넷 카페에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아닌 학교와 학점, 대외활동, 자격증, 공모전을 투박하게 적은 후 각자의 스펙을 평가하고 조언했다. 서울 내에서도 상중하로 학벌을 구분했고 그 스펙들이 SNS처럼 자랑으로 변질된 글들도 있었다.

그런 글을 읽은 이들은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 “부러워요.”와 “자랑이냐?”로. 나는 전자였다. 그들의 스펙에 열등감을 느끼며 더욱 치열한 시간을 보내자고 다짐하는. 취준생들의 고민을 나누는 게시판도 있었다. 잦은 실패로 인한 우울 섞인 얘기가 태반으로, 스펙이 괜찮냐는 물음들도 많다. “제 꿈은 마케터입니다. 이 공모전에 도전하려 하는데, 스펙 될까요?”와 같은.

이들은 조금 더 무모하지 않은 도전을, 노력한 만큼 보답 받을 수 있는 확실한 활동을 선택하려는 효율적인 사람들이다. 함부로 비판할 수는 없다. 나 역시도 확실한 보상을 위해 여러 질문을 쏟아냈기에. 스펙을 위해 신청한 활동은 오로지 ‘활동 경력’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4학년에 가까워져서야 깨달았다.

3학년 때 받은 취업 컨설팅, 한 취업 담당자는 내 학과를 듣고 고개를 휘저으며 영업 아니면 마케팅이 ‘그나마’ 낫다고 조언했다. 나는 안면도 없는 그 사람의 입김에 단칼에 진로를 마케팅으로 잡고, 유명하다는 마케팅 서포터즈를 시작했지만… 결론은 망했다. 그것도 폭삭. 팀원들은 매번 갈등에 휘말렸고 대표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우리를 외면했다.

당연히도 결과물은 없었다. 우리는 수료식을 마치자 의례적인 인사도 없이 모두 단톡방을 나갔다. 노력하지 않은 팀원들을 질책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남 탓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갈등을 풀고 마케팅을 할 만큼의 열정이 없던 것이었다. 마케터는 취업과 스펙을 위한 거짓부렁이 꿈이었으니까.

올해 3월, 18학번 새내기로 입학한 동생이 대학 생활에 관한 조언을 부탁했다. 나는 새내기 때 들었던 조언을 쏟아냈다. 자격증과 공모전, 어학 점수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조언들을. 그 후 몇 달이 지나서 깨닫게 된 건, 그 조언들을 번복하고 싶다는 거다. 동생아. 짝사랑하는 선배에게 고백도 해보고, 친구들이랑 아르바이트비 모아서 내일로도 다녀와. 홀로 떠나는 여행도 좋아. 식비를 아껴서라도 문화생활을 누려. 취향을 넓히고 타인에게 휩쓸리지 않을 너만의 가치관을 만들어. 내가 겪어보니, 그런 게 끝까지 남더라.

출처:네이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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