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대학은 신분차별이 시작되는 갈림길
북한에서 대학은 신분차별이 시작되는 갈림길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 중앙당 조직부에 들어갈 수 있는 우선조건이 김일성종합대학 졸업생이라고 하는데요. 김정일이 남산중학교를 걸쳐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했기 때문에 신격화 차원에서 그 코스를 그대로 밟은 경력자를 우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부는 입학만 해도 미래가 약속 되는 간부학부이기도 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 (출처: 통일부 통일교육원)>
남한 사람들은 북한 특권층 자녀들이 유학을 많이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반대입니다. 사회주의 동구권(동독,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구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던 국가들)이 붕괴되기 전까지는 북한에서 유학은 곧 특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 해체 과정을 지켜본 당시 유학생들을 국가보위부가 내부적으로 불순계층(북한에서는 주민구성을 충성계층, 동요계층, 불순계층으로 분류)으로 규정하면서 유학은 마치 신분추락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최근에는 시장의 확대와 함께 주민들의 가치관이 충성에서 돈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부유층의 자녀교육 심리도 크게 변화했습니다. 김일성종학대학 정치경제학부는 정치가 아니라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많이 입학하게 되었고 대학 우선순위도 달라졌습니다. 그 우선순위는 입학시험 결과는 상관없이 입학을 조건으로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현금액수를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2004년을 기준으로 김일성종합대학은 미화 1,200달러였던 반면 평양외국어대학은 3,000~3,500달러였습니다. 외국어대학을 졸업하면 대외업무나 최소한 무역회사에 취직할 수 있고 그러면 달러를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평양상업대학의 봉사학부도 중국에 접대원으로 파견할 수 있는 조건 때문에 인기가 높았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보다 비싸게 거래됐던 대학들은 김책공업종합대학(컴퓨터 학부), 김형직사범대학ㆍ김철주사범대학(외국어학부), 평양의학대학, 평양음악무용대학, 평양연극영화대학, 평양미술대학이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 이렇게 평가절하된 것은 북한 최고의 정치일꾼 양성대학이라는 명목으로 각종 정치행사 참석을 요구하고 학생들에 대한 처벌수준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전 같으면 출세를 위해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조차 느끼지 않게 된 것이지요.
남한의 드라마·영화를 통해 한류바람이 불면서부터 남한에서는 의사가 가장 잘 산다는 소문이 나면서 평양의학대학에 입학하려는 열망들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남북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예술 교류가 가능한 평양음악무용대학과 평양연극대학, 평양미술대학도 보통 2,000달러를 줘야 입학할 수 있을 만큼 인기가 크게 올랐습니다. 남한의 전문대학에 해당되는 북한 전문학교들 중 가장 비싼 학교는 평양통계전문학교입니다. 여기를 졸업하면 무역회사들에 재정부기로 취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최고의 전문양성기관으로서 당 간부학교는 김일성고급당학교, 행정 간부학교는 인민경제대학이 있습니다.이 학교들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을 간부로 임명하기 위한 재교육기관입니다. 외무성과 대외업무 종사자들을 위한 국제관계대학은 2000년 폐쇄되어 인민경제대학 국제학과로 축소·편입됐습니다. 각 지방마다 있는 공산대학들은 중앙당에서 관리 운영하는 김일성고급당학교와 마찬가지로 자체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지방당 산하 재교육기관입니다. (통일부 어린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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