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

충북대와 청주대가 로스쿨 유치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스쿨 유치를 놓고 사실상 피말리는 경쟁관계에 있는 두 대학이 겉으로는 한목소리로 충북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충북에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김윤배 청주대 총장은 이와 관련해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균형을 고려해 충북에 반드시 로스쿨이 유치돼야 한다"고 말했고 지난달 말 임동철 충북대 총장도 "충북대에 로스쿨이 유치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거시적인 차원에서 충북의 발전을 위해 충북지역에 반드시 로스쿨이 유치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두 대학의 총장이 로스쿨 유치를 단순한 특정대학의 사안으로 보지 않고 거도적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처럼 경쟁관계 대학의 총장들이 대외적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지나친 과열 경쟁으로 비춰질 경우 득보다는 오히려 실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로스쿨 정원이 어떻게 결정될지, 지역별로 어떻게 안배해 지정할지 예단할 수 없지만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로스쿨이 지정된다면 충청권의 1~2개 대학 정도가 선정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럴 경우 지나치게 청주지역의 대학끼리 지나치게 경쟁하다보면 자칫 다른 지역 대학에 유리한 결과만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테면 남좋은 일 하지 말고 실속을 차리자는데 두 대학이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대학 모두 상호 비방전은 금기시하고 있다.

두 대학의 관계자들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로스쿨이 충북에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충북대는 충북대 나름대로 청주대는 청주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는 등의 상생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에는 '로스쿨은 우리 대학이 유치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의식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김윤배 청주대 총장은 "로스쿨 유치를 위한 모든 제반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로스쿨 유치에 대한 자신감도 갖고 있다"며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북대도 거점대학인 충북대에 로스쿨이 유치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처럼 두 대학이 겉으로는 웃으면서 로스쿨 충북유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정호기자 kimjh@newsis.com

두 학교의 우호적인 전통 라이벌관계가 지속되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