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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라든 배우고 싶은 취미들

뚀로로 |조회 1462|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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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도 꿔보자. 혹시 알아? 제 2의 인생이 시작될지.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는 내가 결정해
Item_발레

발레를 배우겠다고 마음먹기를 몇 번. 결국은 발레학원 앞까지 다녀왔다. 복숭아처럼 생긴 길쭉길쭉한 여자애들이 학원 건물로 우르르 들어가고 있었다.
 
심장이 쿵쿵 뛰었다. 내 속에선 수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니가? 풉!’, ‘다리도 안 찢어지잖아’, ‘발레가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어’,‘다시 태어나는 게 빠를걸?’ 으윽, 집으로 돌아와 라면을 끓이고 컴퓨터를 켰다. 이번에도 실패인가? 내 인생에서 발레는 영원히 안녕인가?
 
그러나 어쩌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아니었을까? ‘이건 너랑 어울려, 너랑은 안 어울려, 넌 그런 일은 못 할 게 뻔해.’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나에게 내리는 일반화의 오류다.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만 행동하라는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니까.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선 발레를 좋아하는 소년이 나온다. 광부로 일하는 아빠는 빌리에게 권투를 시키려 한다. 하지만 빌리는 아빠 말을 따르지 않는다.
 
만약에 ‘남자가 웬 발레?’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다면 빌리는 원하는 삶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다. 어울릴지 말지는 내가 결정한다. 그러니까 다시 발레학원으로.
 
Editor_조아라 ahrajo@univ.me

목표는 단 하나
Item_목공예

한 사람이 오는 것은 그의 일생이 오는 일이라 했던가. 빨래 건조대 위에서 <라이온 킹>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나의 고양이를 보며 생각한다. 한 마리의 고양이가 오는 것은 어마무시한 지름신이 함께 오는 일이라고.
 
아직 4개월밖에 안 된 캣초딩을 반려하는 주제에, 매일 밤 캣타워와 캣폴을 검색한다. 높은 곳에 오르는 고양이의 습성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어서.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천 재질로 만든 캣타워는 청소가 힘들고 금방 무너진다는 단점이 있고, (마음에 드는) 원목은 수십만원에 육박한다. 계산기를 두드리다 울컥하는 마음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내가 만들고 말지!”
 
배우 이천희는 자신의 자취방 구조에 맞는 기성 가구가 없어 목공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필요’만큼 강력한 동기가 있을까. 사실 ‘퐁이’의 니즈는 말이 안 통해서 잘 모르겠지만, 콧김을 내뿜으며 신나게 나무 판을 폴짝거리는 모습을 내가 보고 싶어 못 견디겠다.
 
집 근처에 목공소가 하나 생겼던데, 조만간 목장갑을 끼고 대패로 나무를 열심히 밀고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 혹시 모르지. 이렇게 제2의 인생이 시작될지.(편집장님의 눈을 가린다.)
 
Editor_김슬 dew@univ.me

인생의 파도를 타는 서퍼
Item_서핑

웬만한 대한민국 여성은 다 속한다는 하체 비만형.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덕에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기도 했다. 격하게 움직이는 버스 안, 좌우로 흔들리는 사람들 사이로 굳건하게 서 있는 여성을 본 적 있을 거다. 그게 바로 나다. 작은 키에도 튼실한 다리 덕에 넘어지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었다.
 
“이런 하체를 썩히는 건 나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야!” 올해는 이 두 다리로 재밌는 일을 해보리라 다짐해도, 늘 그때뿐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돈이 없다는 핑계로 생존을 위해서만 사용해왔으니까.
 
그런 내게 서핑이 잘 맞을 것 같다며 명대사를 날린 친구 녀석이 있었다. “튼튼한 두 다리와 보드, 파도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게다가 ‘서퍼의 멋’까지 덤으로 주어진다니.
 
그때 직감했다. 앞으로 내 두 다리가 중심을 잡아야 하는 곳은 버스 안이 아니라, 서핑보드 위겠구나! 파도를 타는 사람은 인생의 파도도 유연하게 탈 수 있다고 한다. 언젠가 넘실대는 파도 앞에서 인생을 배우는 서퍼가 되고 싶다. 튼튼한 두 다리와 함께 열심히 이겨내야지. 인생의 고비도, 높은 파도도!
 
Intern_이유라 ura@univ.me

그림과 나 사이의 오작교
Item_캘리그라피

초등학교 저학년 때 미술학원에 다녔다. 친구들이 다 다녀서 나도 따라다닌 거였다. 하지만 워낙 그림을 못 그리는 데다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해서 (안 좋은 쪽으로) 원장 선생님의 눈에 들었다.
 
어느 날 원장 선생님은 엄마에게 전화를 해 원망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수민이가 자꾸 물감을 친구들 옷에 묻히고 달아나서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그다음날, 바로 미술학원을 그만 다닐 수 있었다.
 
자라면서 모든 행위에는 그 행위를 하는 사람과의 궁합이 있다고 믿게 됐다. 유독 그림 그리는 일은 나와 잘 안 맞았다. 미술 수행평가에서 숱하게 최하점을 받으면서 어느 순간 잘 그리고 싶다는 생각도 사라졌다.
 
대신 글씨라도 예쁘게 쓰고 싶은 마음에 일기나 손 편지를 열심히, 정말 열심히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캘리그라피란 걸 알게 됐다. 이건 글을 빙자한 그림 같았고, 심지어 나도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이었다. 휘어 쓰면 휘어 쓰는 대로, 딱딱하게 쓰면 딱딱하게 쓰는 대로 매력이 있어 보였다.
 
서로에게 가 닿을 수 없던, 나와 그림 사이에 조그만 오작교가 놓인 기분이었다. 언젠가 그 다리를 건너보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캘리그라피를 배워봐야겠다.
 
Intern_손수민 sum@univ.me

멋있는 건 다 하고 싶어
Item_드럼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고 싶었다. 하지만 한 달 후 내 첫사랑 누나가 됐던 여인에게 홀려, 뜬금없는 천체관측 동아리에 들어갔다.
 
축제 때마다 밴드부 공연을 보며 ‘저 자리가 내 자린데…’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모든 박자를 컨트롤하며 화려하게 스틱을 돌리는 간지가 철철 넘치는 모습.
 
바쁜 대학 생활에 치여 그 로망을 잊고 살다, 영화 <위플래시>를 보고 다시금 열망이 샘솟았다. 우락부락한 팔 근육을 키우고, 민소매를 입고, 드럼에 물을 살짝 끼얹은 채 미친 사람처럼 드럼이 치고 싶어졌다. 첫째는 멋있어서. 둘째는 ‘둥둥탁’ 소리가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그래서 결심했다. 나중에 큰 집에 살게 되면 꼭 계란 판 있는 음악실을 만들어 모든 악기를 갖추고, 친구들을 초대해 밴드를 만들기로.
 
그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 40대 꽃중년 아저씨 밴드, 나는 드럼을 치는 리더. 그래도 모든 취미는 1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 더 잘 즐길 수 있는 법. 이번 연휴 땐 드럼학원 문을 두드려봐야겠다.
 

출처 : 네이버포스트 ㅣ 대학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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