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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인간관계 거리 조절법 

대학내일 |조회 1155|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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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인간관계가 힘들까?

 
대학에 갓 입학한 스무 살, 정신없이 입학과 개강의 시기를 지나, ‘어른’의 세계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어렴풋이 느꼈다. 음, 뭔가… 차원이 다른 인간관계 고민이 시작될 것만 같은데…!?
 
슬픈 예감은 딱 맞아떨어졌다. ‘이 구역의 인간관계 똥 멍청이는 바로 나인가?’ 싶을 정도로 사람을 대하는 일이 어려웠다. 학과 친구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대해도 괜찮은지, 혹은 어디까지 서운해해도 되는 건지 몰라 머뭇거렸다. 동아리 안에서의 친분 관계나 선후배 관계는 또 어떻고? 게다가 학교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 알바를 하며 겪는 사람들, 교수님과 어른들까지 합하니 마음이 남아나질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친구들이 인간관계를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로 꼽는다는 걸 알았다. 그럴 수밖에. 교복 입던 학창 시절에는 매일 같은 장소에서 매일 같은 친구들을 만나며 비슷비슷한 일상을 지내왔다. 물론 그때도 친구들 사이의 갈등은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배워본 적도 연습해본 적도 심지어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걸. 우린 똥 멍청이가 아니라, 단지 이런 인간관계를 처음 겪어보는 것뿐이다. 그걸 깨닫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 모두에게 적절한 ‘거리’가 필요하다

 
대학교가 생각보다 외로운 곳이라는 걸 알아갈 무렵, 나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가까워질 수 있을지 만을 고민했다. 중 고등학교 때처럼 단짝 친구를 만들려고 애썼고, 동아리 사람들과도 두루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내 기대가 채워진 적은 거의 없었다. 애써 한 배려를 무관심으로 돌려받거나 모르고 한 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눈물을 펑펑 쏟으며 생각했다.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제는 안다. 각자의 관계에 맞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누군가와 ‘거리를 둔다’는 걸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잘 맞지 않으니까, 싫어졌으니까 멀어지려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의심했다. 또는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것으로 여겼다. 좋아한다면 누구든 가장 가까워지고 싶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과 얼마나 가까워질지 조절한다는 건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행동이라 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거리를 조절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을 잘 알려는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우리가 오래오래 잘 지내기 위해서 상대방의 상처와 단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조심하는 일. 나의 단점과 모난 부분을 조심하면서도 이해시키고자 애쓰는 일. 거기에 더해, 각자의 시간과 에너지 중 ‘함께’ 쓸 수 있는 것을 잘 분배하는 일. 말하자면 두 마리의 고슴도치 같은 우리가 서로의 가시를 조심하면서도 두 손을 맞잡을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찾는 일이었다.

# 나의 행복은 내가 지킨다

 
사실 이런 인간관계의 거리 조절은 새로이 만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오래 알고 지냈거나 자주 보는 사이라도 마찬가지다. 간혹 부모나 형제처럼 평생 함께해야 할 사이임에도 불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가까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휘두르는 말이나 행동에 더 쉽게 상처 입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우리의 거리를 짚어봐야 할까? 거리 조절의 가장 기본은 ‘나의 행복은 내가 지킨다’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떨 때 마음이 상하는지, 어떤 말에 예민한지, 어떤 상황을 버거워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누군가 나에게 불행을 투척하면 ‘나한테 왜 이래’하면서 엉엉 우는 게 아니라, ‘앗 조심해야겠다’하며 잘 피해 가면 된다.
 
무조건 멀리하라는 말은 아니다. 나의 긍정적인 마음이나 행복을 해치지 않을 한도 내에서,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예컨대 술만 마시면 울면서 한풀이하느라 나까지 불행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는 술자리를 피하고 가급적 낮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된다. 내가 싫어하는 주제에 대해 자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지하게 그 주제는 피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둔다. 처음에는 이런 과정이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방식이야말로 ‘솔직한 인간관계’라 믿게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을 맘대로 막 하는 그런 관계보다, 이쪽이 더 솔직함에 가까울 것이라고.

# 나 또한 상처 주는 사람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사실 하나. 나만 상처받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그 말인즉, 나 또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상처를 주는 사람일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있었나?
 
핸드폰을 잘 안 들여다보는 성격이라 연락이 뜸해서 누군가를 서운하게 만들 수도 있고, 돈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다. 자주 지각해서 사람들을 빡치게 만들거나 질투가 많아서 신경써줘야 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내 경우에는 기분 변화 폭이 큰 편이라, 같은 상황이라도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가급적 마음 상태가 엉망일 때는 사람을 만나지 않고, 가까운 사람에게 쓸데없이 날카롭게 굴었던 것은 기억해뒀다가 사과한다(주로 손편지를 이용합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나의 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스스로 조심할 수 있으며 동시에 타인에게도 어느 정도 너그러워진다. 좋은 면만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쁜 면 또한 주고받게 되는 게 ‘진짜’ 인간관계일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상대도 나의 단점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거리 조절 또한 ‘우리’를 위한 일임을 이해하게 된다.

# 상황과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을 한다

 
인간관계의 거리 조절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으라면 바로 ‘잘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할 때였다. 그리고 사회의 일원이 되면서 일을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런 일은 점점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상황은 여전히 숙제로 남는 일이 잦다.
 
기분이 나쁘거나, 싫거나,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도 상황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 내가 택한 방법은 상황과 감정을 분리하는 것. 기분 나쁜 부분을 당장 해결하려 하다 보면 상황이 더 나빠지기 쉽고, 해결되지 않았을 때의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일단 나의 감정은 그대로 두되, 상황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훗날, 내가 겪은 감정(불쾌함, 분노, 짜증 등등)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일을 잊으면 안 된다. 그냥 두면 마음의 앙금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내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앞으로 이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정한다. 필요하다면 그 사람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럴 때 ‘에이, 다 지난 일인데 무슨 소리야’라거나 ‘난 안 그랬는데?’라고 반응하는 사람은 거기까지 인 거겠지. 나는 다행히도,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가 몰랐던 사정이나 진심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인간관계란 이토록 복잡한 일이지만, 이렇게 한발 다가오기도 한발 멀어지기도 하면서 오래오래 함께 지낼 수 있었으면. 그런 바람이 우리의 거리를 잇는 가장 중요한 끈이 되어주리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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