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11.30




토플 등의 다른 영어 시험을 전전하다 점수가 안 나왔다. 토익은 나에게 아무 쓸모가 없지만, 그래도 기분 전환하는 김에 보고 싶었다. 20만원씩 내며 영어 시험을 보다보니, 4만원의 시험은 매우 싸게 느껴졌다. 도저히 점수가 오르지 않는 GRE 점수 때문에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다. 내 영어 실력이 정말 늘고 있는 것인가 회의감이 들었다.
파트1
너무 쉬웠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를 놓쳤다. 2번 카트 끌고 가던 남자. 그 남자가 카트를 끌고 가고 있는 사진이라, standing next to the cart를 고르지 않고, carrying a bag을 골랐다. 카트 안에 bag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트2
예전에 제일 어려웠던 파트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파트5를 왔다갔다하며 들어도 잘 들렸다. 심지어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아도 통밥으로 정답이 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언어라는 것은 다 듣고 푸는 것이 아니라, "예상"과 "반복"에 의한 학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왔다갔다하며 듣다가 놓친 3~4문제 빼고 정답을 확신.
파트3
여기서부터 미리 지문을 읽고 풀었다. 나는 원래 듣기가 매우 약하다. 토익 듣기가 예전에 450이었지만, 토플 듣기는 19~20점이 나왔다. 토익 듣기도 처음 시험 볼 때는 200점이라는 한심한 점수가 나온 적이 있다. (이 때 점수가 600점대 후반이었다. RC는 450 정도 나왔다.) 일단 나는 집중력이 약하고, 딴 생각이 많아, 100문제의 듣기를 견뎌내기 힘든 타입이다. 그러나 토플 듣기로 단련되다보니, 이번 듣기는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미리 문제를 머릿속에 집어넣고 풀다보니, 1~2지문 빼고는 완벽하게 답을 찾았다.
파트4
파트2 다음으로 어려웠던 파트인 파트4... 독백.. 그러나 이제는 가장 쉬운 파트 중 하나라고 해야겠다. 여기서는 비슷한 발음인 경우 거의 답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그동안 많이 들어왔기에, 예전에는 잘 못들어도 비슷한 발음이 나오면 답으로 찍었다. 그리고 오늘 어느 정도 귀가 뚫린 상태에서 듣자, '아, 이건 떠먹여주는 문제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1~2지문 빼고 거의 답을 찾았다.
파트5
예전에는 이 파트를 끝내고 나면 남은 시간이 50분이었다. 그러나 오늘 파트5를 끝내자 남은 시간이 60분이었다. 아까 나온 답을 맞춰보니 3문제 틀리긴 했지만, 문제를 풀 때 헷갈리는 건 없었다. (soon을 ever로 선택하고, image를 catalog로 선택하고, reimbursment의 형을 틀렸다.) 그리고 모르는 단어가 거의 없었다. (나는 카탈로그란 단어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카탈로그가 이미지 모음집이 아니었다. -_-;; 해석 다하고 image가 단순해보여 선택을 안 함..)
파트6, 7
예전에는 항상 5~7문제를 제대로 못 풀어 일직선을 세웠다. 그러나 오늘은 시간을 딱 맞춰서 내 토익 사상 처음으로 모든 문제를 제대로 풀고 제출할 수 있었다. 광고문은 다 읽지 않고 찾아서 풀었고, 긴 지문은 오히려 다 읽었다. 예전보다 꼬아놓은 단어들이 눈에 쉽게 보였다.
예상 점수: 930~950
총평: 오늘 토익을 풀고나서,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토익의 난이도라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 힘겹게 풀 때는 토익 900이 나와도 항상 난이도가 어렵다고만 느껴졌다. 못 푸는 문제도 있었고, 자신감을 떨어졌다. 그러나 오늘은 토익이 완전 쉽게 느껴졌다. GRE 공부를 하며 오르지 않는 점수 때문에 나의 영어 실력이 정체되어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했는데, 오늘 토익을 보고 다시 나는 희망을 얻었다. 공부라는 것은 당장 시험 결과에는 그 과정이 반영되지는 않을 수 있으나, 결국 조금씩 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변하지 않음을. 쉽다고 느꼈지만, 몇 가지 실수로 950 이상은 무리일 것 같다. 그러나 950에 근접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문제를 맞히고 틀리는 것을 떠나서, 지문, 듣기 상황 등의 전체 맥락이 더 머릿속에 쉽게 잡혔다. 못들어도 해석을 못해도 맥락이 예상이 되기도 했다. 나는 오늘 토익에서 희망을 보았다.
항상 왜 토익을 보냐는 설문에 성의 없이, 생각 없이, "앞으로의 학습방향 설정"이라는 칸을 선택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처음으로 토익에서 "진정한 앞으로의 학습방향 설정"의 목적을 달성했다.
모든 시험에 고통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수험생들,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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