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04.16
초등학교 9살 때 일이예요. 비가 많이 내리는 겨울 아침이였죠.
그날 아침은 유난히 하늘이 어둡고 날씨가 너무 추웠어요.
집을 나서기 전에 내다본 밖 풍경은 후드득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 들릴 뿐.
엄마. 나 우산?"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던 나는 엄마한테 우산을 달라고 했어요.
비가 오는 날엔 우산을 써야하는 게 조금 귀찮긴 했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우산으로 칼싸움도 하면서 재미있었거든요.
"저런 어떡하지? 어제 엄마가 회사에 두고왔네."
"어? 싫어! 엄마가 책임져! 난 몰라!"
"오늘은 이 비닐우산이라도 가져가렴."
"나 몰라! 나 학교 안가!"
"엄마가 미안해. 어제 회사에서 밤 늦게 급하게 나오느라 그만 깜빡 잊었구나."
우산이 없다는 말에 난 너무 화가 났어요.
"우산이 없으면 친구랑 놀지도 못하고, 더구나 비닐우산이라니?
친구들이 비닐우산이라고 놀릴 걸 생각하니.... 정말 창피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였어
요. 미안해 하시는 엄마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난 빗속을 뛰었어요.
엄마한테서 빼앗듯 비닐우산을 잡았지만 쓰진 않았어요.
그 날 난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점심도 걸렀어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엄마가 너무 미웠어요.
비닐우산으로 친구들한테 놀림이나 받게하고
친구들은 엄마 아빠가 새로 사줬다며 자동우산도 보여주고,
예쁜 그림우산도 자랑했어요.
그 날 어둑 어둑해질 무렵이 돼서야 난 집에 다시 왔어요.
우산을 쓰지 않으려고 비가 그치길 기다렸던 거죠.
엄마는 집에 안 계셨어요. 오늘도 공장에서 밤 늦게까지 일 하시나 봐요.
엄마는 인형공장에 다니시는데 수출물량이 많다고 매일 야근을 하셨어요.
어제도 엄마는 지하철 막차를 타고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오셨거든요.
"우리 아들 자니? 엄마 지금 왔어."
밤 12시가 다 될무렵, 엄마가 들어오시는 소리가 났어요.
하지만, 난 일부러 잠자는 척했어요. 그때까지 엄마한테 서운한 감정이 있었거든요.
엄마가 주무시는 걸 확인하고 난 오줌이 마려워 일어났어요.
그리고 머리맡에 놓인 근사한 우산과 쪽지를 발견했죠.
"엄마가 오늘은 너무 미안했어."
"엄마.........."
하지만. 그 날 저녁. 난 엄마의 옷과 신발을 보고 그만 울고 말았어요.
엄마의 옷은 물에 빠진 사람처럼 다 젖어있었고,
신발은 구멍뚫린 배처럼 물에 젖어 축축했거든요.
엄마는 내가 비닐우산을 가져가는 바람에 엄마 우산이 없었어요.
추운 겨울 아침에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출근 했던엄마.
이제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된 지금, 아이는 엄마의 우산이 되어드리려고 해요.
엄마에게 아무리 좋은 우산을 드려도 그때의 미안함을 용서받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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