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결근 공익요원 '티켓다방' 운영 파문



[오마이뉴스 강성관 기자] 광주광역시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이 100여일 동안 출근하지 않은 채 미성년자를 고용해 성매매까지 강요하는 '티켓다방'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있다. 이 구청은 공익요원이 출근하지 않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공익요원 관리의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공익요원 ㅈ(23)씨는 지난해 4월부터 서구청 건설과 도로계에서 지난 9월 8일까지 근무한 이후 100여일 동안 출근하지 않았다. 도로계는 지난 9월 재난관리과 민방위계로 ㅈ씨의 근무 재배치를 요청했으나 재난관리과 민방위계는 도로계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공익요원 100여일 무단 결근 사실조차 몰라



  



▲ ㅈ씨가 무근결근 하면서 운영한 광산구 송정리 한 다방. 이 곳에서 탈출한 ㅌ양은 ㅈ씨가 성매매를 강요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2005 <광주드림> 임문철

서구청이 ㅈ씨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티켓다방 운영을 방치했음에도 해당 부서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병역법에는 공익요원이 8일 동안 출근하지 않을 경우 해당 기관이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하도록 돼 있다.



도로계 한 관계자는 "9월 8일 근무지 변경요청 공문을 민방위계로 보냈다"면서 "그 공익요원은 우리 계 소속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계 소속이 아닌데 출근 상황에 대해서 알겠느냐"며 민방위계를 탓했다.



그러나 민방위계 한 관계자는 "근무지 요청 공문이 왔지만 바로 그 다음날인 9일 도로계 담당자에게 '공익요원이 필요하지 않으니 그 쪽에서 계속 관리하라'고 구두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로계는 통보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서구청은 공익요원의 무단결근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20일 오후 ㅈ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ㅈ씨가 무단 결근한 채 다방을 운영해 왔던 사실은, ㅈ씨가 운영하는 ㄷ다방에서 일해왔던 ㅌ(18)양이 한 단체에 구조를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ㅌ양은 지난 19일 새벽 광주 한 시민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미성년 여성 "돈을 내 공익근무 안나가도 된다고 말했다"



20일 <광주드림> 보도에 따르면, ㅌ양은 이 단체와의 상담과정에서 "저녁 9시 30분경부터 다음날 9시까지 미성년자만을 고용해 티켓영업을 하도록 했다"며 "ㅈ씨가 수년전부터 다방을 운영하면서 오전·오후에도 (구청에) 출근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특히 ㅌ양은 "ㅈ씨가 '매달 얼마씩 돈을 내고 공익근무를 안 나가도 된다'고 이야기했다"고 주장해 금품을 받고 무단결근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서구청 한 관계자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광주전남병무청 한 관계자는 "100일 동안 무단 결근을 한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느냐"며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말했다.



ㅌ양은 20일 성매매 강요 등의 혐의로 ㅈ씨를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익요원의 무단결근과 관련 병무청은 20일 오전 사실 조사에 들어갔다. 병무청 관계자는 "서구청이 고발조치 하지 않은 경위 등이 확인되면 해당 기관을 경고처분 할 것"이라며 "또 내년 공익요원 배정인원 등을 축소하는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청 역시 ㅈ씨의 무단 결근에 대해 자체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강성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