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22일에 본 시험에서 912점 받았습니다.

총 5번 시험을 봤는데, 4번은 800 중후반 받았고, 드디어 마지막 시험에서 900이 넘었네요.

목표치보다는 낮지만 이 카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수기를 남깁니다. 저는 해커스 실전 1200제와 해커스 텝스 중급 문법책으로만 공부했습니다.

저처럼 800점 중후반에서 900 받기까지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사실 800 중반 받는 사람들 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문제를 많이 찍거나,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라고 봅니다. 대개의 경우 지문은 이해가 되나 선택지에서 2개가 헷갈리는데 잘못 고르는 경우죠.

그럼 제 경험을 바탕으로 수기를 써 볼께요. 우선 저는 영미권에서 학위를 받았고, 오랜 시간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영어에 대한 불안감은 없는 편인데 텝스라는 시험의 특성과 약간의 자만심 때문에 고생을 한 케이스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텝스 고득점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어+ 유형 익히기인 것 같아요.

파트별로 나눠서 설명해 볼께요.

1. 청해 (376: 98/87/96/93)

항상 팟 1,2에서 잠깐 멍 때리면서 한 문제 정도씩 놓친 것 같아요. 팟 1,2는 짧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디엄이 상당히 많이 나오죠. 이디엄 정리를 잘 해 두어야 합니다. 모르는 발음이 있으면 신경써서 체크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문장이 나오면 듣고 바로 한국어로 머리 속에 입력합니다. 예를 들어,

A: Were you able to keep up with Professor Smith? 라고 나오면 바로 “스미스 교수 수업 잘 따라갈 수 있었냐?” 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선택지를 기다립니다. 사실 1-2초 사이에 해야하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연습을 잘 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머리 속에 “수업 잘 따라갈 수 있었어?”라는 내용을 딱 새기고, 선택지를 고르면 정답을 고를 확률이 높아집니다.

저는 실전 1200제에 나온 test 6개를 두 번씩 풀었습니다. 문제집 뒤에 붙어있는 OMR 답안지를 스캔, 출력해서 마킹하면서 청해 문제를 풀었죠. 그리고 오답노트를 정말 꼼꼼히 만들었습니다. 단어, 이디엄 정말 완벽하게 정리해서 엑셀 파일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두 번씩 푼 문제 중에 두 번 다 틀린 문제를 한 번 더 보고, 해설집을 소설책 읽듯이 쭉~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문제 유형, 헷갈리는 보기가 왜 오답인지를 익혔습니다. (물론 해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충분히 답이 될 수 있는데, 이게 왜 오답인지... 근데 이렇게 하다보면 끝이 없습니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고 외우는 게 점수 올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실전 1200제 청해 총 3번 반복했습니다. 물론 평소에 미드도 많이 봤습니다. 한 번은 자막 없이, 두 번째는 영어자막으로 이렇게 보면서 단어, 이디엄 정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빅뱅이론,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멘탈리스트, 보스턴 리걸 보고 있습니다. 특히 보스턴 리걸에서는 어려운 단어, 표현 정말 많이 나옵니다. 보스턴 리걸 시즌 5까지 단어 정리하신다면 충분히 단어 만점 가능할 듯합니다. 나중에 어휘 파트에서 조금 더 설명할께요.

그리고 또 청해에서 중요한 한 가지! 팟 1,2에서 못 듣거나 헷갈리는 문제는 그냥 찍고 넘어가야 합니다. 다시 생각할 시간도, 마킹할 시간도 없기 때문에 쿨하게 넘겨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팟 3,4 까지 정신줄을 놓거나, 텝스 시험 전체를 자욱한 안개 속에서 보게 될 겁니다. 팟 1,2에서 망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안 됩니다. 저도 지난 번 시험 팟 1에서 넋 놓고 있다가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375 나왔습니다. 점수 나올 때까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 왕국 엘사처럼 let it go! 하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세요!!!

2. 문법 (80: 89/89/81/95)

5번 시험 중 최고점이 80입니다. -.-;; 제일 약했던 부분이기도 하죠. 저는 해커스 텝스 중급책으로 챕터 정리, 문제 2번씩 풀었습니다. 오답노트도 만들고 시제, 태, 수 일치 체크하면서 문장 전체를 여러 번 읽었습니다. 텝스 시험 중에서 유일하게 꼼꼼히 뜯어보면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특히 팟 3,4는 문장 하나하나를 뜯고 씹으면서 풀어야 합니다. ‘감’ 올리는 데는 문장 전체를 여러 번 읽는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높은 점수가 아니라서 더 이상의 팁은 생략하겠습니다... -.-;;;

3. 어휘 (90: 97/99)

개인적으로 시간이 남는 부분이라 스트레칭도 하면서 조금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는 단어 정리를 정말 꼼꼼히 했는데, 엑셀 파일의 셀 수가 2,400개가 넘네요. 저는 단어 정리할 때 특히 동의어, 예문에 신경 썼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단어장에는 오타도 많고 context없이 단어만 나와 있어서 외우기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옥스퍼드 사전으로 동의어, 예문 잘 정리했는데, 어휘 부분 뿐 아니라 청해, 독해 부분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잘 안 외워지는 단어들은 연예인이나 미드 캐릭터와 연결해서 암기했습니다. 예를 들어, 레이디 가가의 outlandish 드레스, 깁스(NCIS) 의 taciturn 한 성격, 쉘든 (빅뱅이론) 의 pedantic, finicky, annoying한 성격 등등 캐릭터와 연결하니 잘 외워지더라고요.

문장 내에서 단어 공부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좋은 예문을 찾아서 많이 읽어보세요. 문장을 통째로 읽다보면 단어, 문법도 저절로 공부가 되고 문장 구조 분석, 해석 능력도 좋아지게 됩니다.

4. 독해 (366: 97/97/80)

항상 선택지가 어려웠습니다. 지문은 다 해석이 되고 이해가 되는데 꼭 선택지 2개가 헷갈리더군요.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게 헷갈리는 보기가 2개 있을 경우 (꼭 2개더라고요! 나머지 2개는 말도 안 되는 보기가 나오죠) 에는 어떤 것이 더 오답에 가까운지를 생각하고 찾으면 도움이 됩니다. a,b 선택지가 헷갈린다면 어떤 보기가 조금 더 잘못 표현했는지, 조금 더 포괄적인지, 너무 narrow한지를 골라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제 찾는 게 제일 어려웠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헷갈리는 답지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죠. 어느 게 더 답이 아닌지를 고를 수 있어야 합니다.

correct와 연결사 문제는 읽으면서 해석을 쭉 하면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correct의 경우, 수치, 연도 등이 나오면 체크하면서 읽어 내려가면 됩니다. infer는 청해, 독해 마찬가지입니다. 추론이기 때문에 본문의 내용이 그대로 나온 내용은 절대로 답이 아닙니다. 사실, 텝스 모의고사를 많이 보신 분들을 지문을 읽으면서도 이 내용이 보기에 나오겠구나... 대충 짐작이 되실 겁니다. 본문의 내용을 암시하거나, 한 번 꼬여진 내용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한 번 유형을 제대로 익히고 나면 infer가 가장 쉬운 부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팟 3 일관성 문제는 참 헷갈립니다. 그 중 특히 한 문제는 정말 까다롭죠. 왜냐하면 딱 보기에 일관성에서 심~하게 벗어난 문장을 바로 골라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선 첫 문장을 잘 해석해서 머리 속에다 딱 넣어두고 4가지 보기를 조각조각 뜯어야 합니다. 이 또한 많은 연습이 필요하죠.

텝스는 시간이 필요한 시험입니다. 단어, 이디엄도 외워야 하고, 문법에서 문장 구조 분석해야 하고, 독해 유형도 파악해야 하고... 어느 하나 무시할 수 없죠. 그래서 유형 익히기가 중요합니다. 자주 듣고 읽고 하다보면 ‘아... 뒤에서 이런 내용 나오겠구나...’ 혹은 ‘아... 선택지에 이 내용 나오겠구나...’ 이런 감이 옵니다. 이 정도만 되도 상당히 유리합니다. 자신감이 생기니까요.

저는 2권의 책으로만 공부했고, 시간도 넉넉하지 못했고, 또 텝스에 올인하면서 공부한 게 아니라 아쉬움이 많습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그리고 청해 팟 1,2에서 망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가다보면 텝스 900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즐기면서 해 봅시다!!!

p.s. 몇 번 시험을 보다가 원하는만큼 점수가 안 나오고 하면 겁이 나기 시작합니다. 시험 내내 긴장하게 되고, 그러면 더 실수하게 되고... 말 그대로 vicious cycle이 시작되는 거죠. 저도 총 5번 시험 점수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그리고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잘 나온 적도 있고... 미리 겁 먹을 필요도 없고, 긴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중간중간에 심호흡, 목 스트레칭 하면서 긴장 풀어주세요. 자신을 믿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