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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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53
| 추천 1
- 2015.07.11
- 내일 처음 텝스치는 현직 교사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 해 봅니다^^
- 텝스를 치는 이유는 해외 한국학교(러시아 모스크바)에 지원하기 위함인데, 텝스를 요구하더군요;;
- 러시아어는 1년 정도 배워 생활 회화가 가능한데, 왜 영어성적을 요구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 혹시 영어 수업을 시키기 위함이라면..
- 저는 2010년부터 영어교사로 일하면서 영어로 수업하고, 방학 때 영어 캠프를 운영해왔고, 원어민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한국의 정치나 교육제도에 대해 토론할 수 있지만, 공인 어학 점수는 없습니다. 대학 졸업 때 토익 800이상을 요구해서 본 게 전부입니다.
- 토익, 토플, 텝스.. 정말 외국인과 무역, 비지니스하는 회사, 외국어 고등학교, 국제학교가 아닌 이상 꼭 필요할까요?
- 토익, 토플, 텝스 이 세 영어 시험에 대한 의존이 상상을 넘습니다. 마치 영어 점수를 받지 않으면 그 기관의 공신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공무원 선발 시험도 영어과목을 영어능력평가 점수로 대체한다고 하고.. 동사무소에서 행정업무를 보는 공무원이 과연 영어를 얼마나 쓸까요?
- 외국인이 민원 업무를 보러 온다고요? 왠만한 부서 안내판이나 서류 신청서에는 영어로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 제가 러시아 여행을 갔을 때 놀랐던 것이, 횡단열차 전체 칸에서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이 단 두 명 밖에 없었습니다.
- 심지어 공항 안내 데스크에서조차 영어가 안통했습니다. 같이 간 일행들이 이 놈의 나라는 영어할 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툴툴 거리길래 제가 말씀드렸죠. 여긴 영국이 아니라 러시아라고..^^
- 길을 묻는 답시고 "Excuse me", "Hello" 따위로 말을 걸었다간 대꾸는 커녕, 쳐다도 안보던 무뚝뚝한 사람들이, 짧은 러시아어로 떠듬떠듬 이야기하니 정말 친절하게 알려주고 데려다 주더군요;; 나중엔 친해져서 먹을 것도 주고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 그러고;; 아직 연락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 여행객들이 러시아 국기를 들고 다니고, 길에서 러시아 국가 부르는 청년들도 보고(우린 애국가 부르나요?), 암튼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했습니다.
- 반면 한국은 어떻습니까? 부산 지하철에선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방송을 합니다. 국제관문도시로서 친절한 것은 좋지만 때론 좀 과한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 외국인이 길을 물어보면(
건방지게 한국에서 영어로) 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로 어떻게든 영어로 알려주려 노력합니다. - EBS 다큐프라임에서도 나왔죠.. 동남아인 보다 북미인들에게 훨씬 친절한 모습..
- 그러니 굳이 한국말 배울 필요가 없는 겁니다. 4년 넘게 사는 캐나다 원어민도 우리 말 몇 마디 못합니다.
- 저는 먼저 우리 말로 묻습니다. "어디 가세요?", "뭘 도와드릴까요?" 그래도 잘 모르면 손짓 발짓으로 알려줍니다.
- 정 안 통하면 영어로 알려줍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하고 답을 하더군요.
- 온 나라가 영어, 영어점수에 환장한 것 같습니다. 저만 열내봐야 바뀌지도 않는데..^^
- 2년 유효기간을 둔 것도 그렇고(한 번 익힌 언어실력이 2년만에 증발하나요??), 교재, 인강, 학원 등이 결탁해서 어떻게든 고득점 받아! 또 시험을 치라고!! 부추기는 것 전부 영어시험회사의 상술이라고 생각합니다. 4만2천원~18만원 하는 응시료 x 3회(많게는 10회 이상) + 학원/인강비 들이는게 정상은 아니지 싶어요.
- 정말 영어능력을 평가하자면 텝스나 토익 스피킹 점수를 요구할 게 아니라, 원어민과 다자간 심층면접을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 그런 면에서 유학은 비용대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방법입니다. 러시아어, 아랍어 등 희귀 언어면 모를까 1~2년의 시간, 생활비+학비, 학업중단 등 기회비용이 크면서도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서, 유학 갔다와도 노는 사람들 천지더군요.
- 유학이 더 이상 스펙이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원어민 친구 만들고 독학하는게 가장 효과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 500점이 나오든, 800점이 나오든, 내일 한 번 치고 끝낼 생각입니다. 저는 실용 영어능력을 검증하는 것도, 고득점이 필요한 게 아니라, '문서로 공인된' 영어 시험점수가 필요할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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