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대평가?





결론부터 말하면 님들이 생각하는 표준점수식의 상대평가가 아니다. 중앙값을 601점으로 세팅하고 문항 배점을 다르게 주는 거지 분포 비율에 따라 자신의 성적이 결정되는 건 아니다. 극단적인 예로 텝스에서는 501-600 구간, 602-700 구간의 응시자가 0명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601점은 늘 존재).





다만 응시자 수준에 따라 자기 점수가 변동할 수 있다는 건 사실이다. 서울대학교(&공공기관)의 입장에선 시험을 대중화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고 난이도 및 채점방식을 수정하는 방식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난이도는 현재가 적절해보이고 채점방식은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응시자 풀이 넓어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됨. 그래서 어쩌면 공공기관 지원에 강제하는 비중을 늘리는 게 나은 방법일지도.





2. 공부하면 안 오른다?





텝스도 공부하면 오른다. 다만 텝스는 벼락치기로 고득점을 받을 수는 없다. 원래 언어란 게 벼락치기로는 습득이 안 된다ㅜ “나 x개월 만에 jlpt x급 땄어” 이런 거... 셤을 통과한 거지 일어를 잘하는지 여부는 스피킹 라이팅을 포함해서 면밀히 판단해야 한다.





텝스는 영어-한국어-영어의 번역 속도가 사실상 0에 가까울 정도로 영어가 몸에 익기 시작할 때 점수가 나오는 시험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분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순발력 테스트일 수도 있다.





한국어로 바꾸어도 답을 찾기 어렵다는 분들은 한국어 고급 코스 강의를 한 번 보길 바란다. 어느 언어를 배우든 고급 과정에 들어서면 논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텝스 기준으로 850-900이상이면 고급(유럽언어기준 C1-C2) 과정이라 볼 수 있겠는데 어떤 언어를 배워도 이 때는 논리 싸움이 점수를 좌우한다. 토플 셤 시간이 비교적 여유가 있고 학원 강의의 발달로 템플릿이 만들어지면서 기계적인 문제 풀이로 토플 고득점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데, 원래 토플도 수필쓰듯 라이팅하는 실력으론 115점 이상 안 나온다...





3. 난이도와 변별력





마지막 이야기. 쉬운 얘기라 간단히 하면 변별력도 꽤 적절하다. 이 가격에 이 정도 변별력 있는 셤은 텝스랑 플렉스 정도 아닌가? 토익 950 이상에서 점수만으로 응시자 영어실력을 판단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실생활에 안 쓰이는 단어 표현 나온다 뭐다 말이 많은데 분야별 기사나 하다못해 인터넷 블로그만 봐도 텝스 900단어들이 꽤 빈번하게 등장한다. 논문은 말할 것도 없고. 즉 ‘텝스 고득점 = 일상 수준의 신문 기사 등을 소비할 능력 있음’으로 볼 수 있다. 텝스를 욕하는 사람들 중 ‘900점 중반이면 영어 고수’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700대의 영어 실력이 800대의 실력보다 낫다’라는 데 동의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만점이 안 나오는 x같은 셤...이라는 부분은 네이티브들이 정신줄 놓고 셤보면 가끔 920-30도 받던데 그러면 우리는 만점을 990이 아닌 950으로 생각하고 셤에 임하면 되지 않을까.





순발력 이야기를 또 하면... 순발력도 난이도를 세팅할 때 고려하는 점이다. 같은 문제를 5분만에 푸는 사람이랑 1분만에 푸는 사람이랑 후자의 실력이 높은 확률로 좋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영어를 잘 하는데 순발력이 쥐약이다 하는 분들은 죄송하지만 연습을 좀 하기 바란다. 구텝스 800점대 이상의 분들이라면 순발력도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령 쉬운 문제는 30-40초 컷으로 해결하고 헷갈리는 문제에 2-3분을 투자한다든지... 텝스가 유일한 길이 아니면 토플 등을 보면 되겠지만 유일한 길이라면 ㅜㅜ 노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도전하면 되겠다. 구텝스 800이하면서 난 순발력이 약해ㅜ 하는 분들은 죄송한데 영어실력을 끌어올려야 할 단계이다.





오랜만에 텝스치고 왔더니 밑도끝도 없이 텝스 까는 사람이 많길래 글 하나 써봤다. 마지막 충고는 영어 베이스가 약한 사람은 단기간에 덤빌 시험이 아니라는 점 정도? 암튼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