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익 스피킹’ 만점 초등생 이지현양 공부 비법

올해 3월 처음 응시한 토익 스피킹 시험(Toeic Speaking Test)에서 200점 만점을 받았고 8월에도 만점을 취득한 응시자가 있다. 주위에서 ‘스피킹의 달인’이라고 평가받는 화제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초등학생이다. 어른들도 어렵다고 혀를 내두르는 토익 스피킹 시험이 쉬웠다는 이지현양(13·광주 송원초등학교 6년·사진)과 어머니 조윤경씨(43)에게 ‘스피킹의 달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들어보았다.

영어 학습 비디오로 흥미 느끼게하고
원어민 강사와의 대화로 두려움 없애
독서하며 문장암기… 문법 공부 병행

먼저, 토익 스피킹 시험을 본 느낌을 묻자, “쉬웠다. 비즈니스 용어도 출제됐지만 일상 상황이 주로 출제됐기 때문에 거침없이 풀 수 있었다”고 지현이는 말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토익 스피킹 시험은 Part1부터 Part7까지 다양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스피킹이 익숙지 않은 국내 학습자에게 쉽지 않은 시험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지현이의 뛰어난 영어 실력의 비결은 뭘까. 어머니 조씨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언어 감각을 보였다.
돌이 되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주면 즉시 이해하고 적절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씨는 아이가 언어에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조기에 발견했고 적극적으로 영어를 가르쳤다.
3세부터 일본에서 공수한 Apple Party, 미국의 Seasame Street 등 영어 학습 프로그램 비디오를 보여줬다.
5세가 되자 원어민 교사 과외를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5일, 하루에 1시간씩 꾸준히 했다. 미국의 유치원생들이 보는 원서로 눈높이를 맞춰서 가르쳤고 원어민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지현이는 영어를 재미있어 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8주간 호주 공립학교 체험 캠프에 다녀왔고 2학년 겨울 방학 때는 8주간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받았다. 당시 캐나다에서 사귄 친구들과 다양한 외국 문화에 매력을 느낀 지현이는 자발적으로 현지 학교를 다니고 싶어했고 결국 3학년 2학기부터 4학년 2학기까지 캐나다 공립학교에 다녔다.
그 후 지현이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받아들이는 인지 능력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토익 스피킹 시험이 쉬운’ 아이가 되었다.

그렇다면 독특한 영어 학습법이 있을까. “친구들은 단어를 먼저 외우고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할 때 암기한 어휘를 사용하려 한다. 그러다가 외운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면 답답해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원어민과 대화를 먼저 충분히 한 후 단어 학습을 하면 원어민의 말이 상황과 함께 기억나면서 용례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문법도 따로 시간을 내 공부하기보다 충분한 독서를 통해 바른 문장을 많이 입력(Input)시키면 틀린 문장은 감으로 고를 수 있다.
국내 교실에서 일본식 문법 용어를 익히느라 고생하는 과정이 필요 없다. 한국책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아는 내용을 영어로 접할 때 이해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장래 꿈을 묻는 즉석 영어 대화에서도 유창한 영어로 2분간 거침없이 반기문 UN 사무총장 같은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훌륭한 영어였다.

지현이의 영어 학습 과정을 되돌아보면, 4세에 영어 학습 비디오를 통한 노출, 원어민 강사와의 충분한 대화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후 현지 어학 캠프, 조기 유학을 떠나는 등 2000년대 국내 영어 교육 트렌드를 충실하게 실천한 결과 나온 성공사례임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