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그지같네요. -_-

삼십 하나 먹고 오늘 처음 스피킹 시험을 치고 왔습니다.

토익도 지난 주에 난생 처음 쳐봤습니다.

대체 그냥 보기만해도 레벨5 주는 시험이라고 했던 분은 어떤 분이신지...

그제 232번의 ㅠㅠ님이 쓰신 글을 보고 정말 배꼽 잡고 엄청 웃었는데

저도 그렇게 되더라구요. 아니 그분의 반의 반도 못했습니다.

ㅠㅠ님... 님은 양반이십니다.

지문 읽기야 그냥 저냥 했습니다만...

그림 묘사하기에서부터 버벅대기 시작해서...

Uh... This picture is..... Uh..... Ah.... This is a picture of....... This is a picture of.....

Uh.......... Uh....... Ah~ This is a picture of a man drawing! (-_-헐.) There r 3 people....

And uh........ uh..... a girl is wearing a pink!-_-..........

휴....

평소에 정말 미쳐도 이정도까지 끔찍하진 않았었습니다.

V파트에서는 "Uh....Uh..... (에이 신발!) Actually! I don't understand what he said. Yo!"라고 하고는

1분간 멍 때리고 있었습니다.

Yo!는 -_-;;;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미쳤나.

답답하고 승질나서 욕은 하고 싶은데(욕 잘 안 해요.-_-)

F나 S는 못하겠고 뭐라고는 하고 싶어서

저도 모르게 나온 말 같습니다. ㅠㅠ

옘병할 미드... 저따구 싸구려 추임새따위를 나에게 주입시키다니.

가만히 앉아있으니 1분 욜라 길대여.

집중하고 있는 양 머리는 화면을 향해 고정시켜놓고 눈만 살짝 굴려 주위를 둘러봤죠.

사람들 죄다 쏼라쏼라 하고.....

감독관은 괜히 저를 주시하는 것 같고..........

챙피하길래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입을 뻥긋뻥긋하기 시작했습니다.

나 참. 나이 먹고 나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 하면서도

열심히 뻥긋댔습니다. 봐라! 나도 지금 남들처럼 영어로 답하고 있다! 브들브들...

신발. 비참했습니다. 쪽팔려요. 아놔..;;;

그리곤 잘 생각도 안 납니다. 뭔 소리를 하다 나왔는지.

VI는 Uhhhh...... Uhhhhhh......... Ei........... Uhh............ 만 하다가

별말 못하고 걍 끝낸 거 같구요.

마지막에 녹음된 거 다시 듣기???

1번문제만 한 10초 들었습니다.

확인차 다 눌러보고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면 제 목소리 들리기도 전에

넘겨버리고 일어서 시험장 나왔습니다. 토할 거 같았거던요. -_-;;;

그 버벅대는 멍청한 발음에 어리버리한 목소리까지 정말 듣기 싫더군요.

저걸 왜 저렇게 발음하지??? 햇바닥 븅싄이냐??? 아니.. 억양이 왜.. 어우...우욱..

왜 덜떨어진 놈마냥 저래???? 이렇더군요...... 그게 제 참모습이었어욜. ;;;

나와서 씨불씨불 대면서 버스 타러 걷다보니

못 알아들은 V파트에 대한 것 빼고는 줄줄 또 나오더라구요.

사실 줄줄은 좀 과장이고... 시험시간엔 변비 걸려 염소똥 쌌다면

버스 타러 갈 땐 물똥까진 못해도 두번에 나눠 나오는 바나나똥 정도?

아씨.. 왜 시험장에선 이렇게 안 되지? X도! 싶었습니다.

제 경우는 주어지는 준비시간에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이렇게 말하면 되겠구나라고 떠오르는 것도 별로 없었거니와

'삐~'하고 응답할 시간이 되면 머릿속이 빠른포맷 되더라구요.

아저씨가 아줌마 그림 그리고 있네~ 뭐~ 이게 다였습니다. -_-

긴장해서 그런 것도 좀 있고 다른 사람들 의식하게 되는 것도 좀 컸습니다.

제가 본 시험장엔 죄다 쏼라쏼라 정말 줄줄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어제 제 꿈엔 그 모습이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분들 발음, 억양에 지문 읽기부터 위축 됐어요.

어? 저사람들 뭐야? 헐. 빠다 지대론데? 월~ 난 지금 어느나라말을 한거냐...

그리고 이런 거 있잖아요.. 멀쩡하다가도, 아니 좀 덜 바보였다가도

막상 '삐~'하고 멍석이 펼쳐지고 자! 해봐! 하면 더 바보 되는 거.

의식하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우선 가장 빠뜨리면 안 될 중요한 요점부터 느긋히 말해놓고

시간 흘끗 보고는 느긋하게 말 하세요.

그리고 시험들이 다 그렇지만

유독 이 스피킹은 혼자 공부할 때보다

시험장에서 더 긴장되고 압박감이 있는 거 같습니다.

시험장 탓이 안 되도록 적당히가 아닌 빡세고 효과적인 공부를 하시고

웃으며 성적표 찢을 수 있는 그날을 위해

높은!!! 멋진!!! 점수를 받으시길 바래요!!!

제가 이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새삼 반성하게 됩니다. 6만원짜리 반성. 쎄네. 신발.

경인여대에서 시험봤습니다.

시설은 괜찮은 거 같았어요.

버스타러 내려가는 길에 멀때가  

도끼눈 뜨고 중얼중얼 대면서

털레털레 걸어가는 걸 보셨다면 접니다.

기억 못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