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발 쪽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특이한 과 중에 하나죠.

근데 이번 여름 방학때 현장 실습을 다녀와서 미래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게 되었어요.

일단 그 전에 상황을 말씀드릴께요.

 저는 나름 학교생활을 잘 했다고 평가받는 모범생 스타일의 학생입니다.. 디자인도 남학생

치고는 나름 괜찮아서 학과장님도 잘 챙겨주고 하셨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니까 벌써

취업하라는 곳도 몇군데 있고 교수님들 기대도 큰 편입니다. 그런데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현재 우리나라 신발업계중에 잘 되는 곳은 하나도 없어요. 물론 부산쪽의 운동화는 지금

신소재다 기능이다 해서 점점 발전해가고 있지만 구두쪽은 특히 죽어가는 추세이거든요.

 이번 여름 때 실습나가서도 구두쪽 왠만하면 하지마라. 그리고 개강하고 나서 외부강사님

도 신발쪽 잘 되는 곳 하나 없다고 그런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물론 자기 직업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이건 그냥 근무환경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업계쪽 전체가 흔들리는 양상이라서요. 3사라고 불리는 금강, 엘칸토, 에스콰이어 거의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3업체도 금강을 제외하고 다 망한

상태고 금강도 현재 수입해와서 팔고 그런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편입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예전에 어른들께서 그런 이야기 많이 하시잖아요.

진짜 하고 싶은거 해라.. 근데 저도 처음부터 구두쪽이 좋아 미칠 것 같아서 온 게 아니라

사실 스포츠화인줄 알았어요. 제가 축구를 하도 좋아하니까 축구화나 그런 쪽 일 한 번 해보

고 싶어서 왔는데 그냥 열심히 하다보니 장학금도 타고 인정도 받고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고민이 되는 건 여기서 편입을 해서 공부를 더 하고 좀 더 나은 연봉을 받고

하는 것과 지금 나름 소질이 보이고 하는 곳에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나을지.. 만약 제가

편입을 한다면 공부하고 싶은쪽은 유통, 마케팅 쪽입니다. 편입 목표 학교는 서울산업대

이구요.

 진짜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조언해주세요. 상처같은거 받아도 됩니다. 나중을 위해

쓴소리도 달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