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04.11
코미디를 다큐로 받는 코너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스토리가 현재 실생활에서 벌어진다면 어떤 법적 문제가 있을지 풀어봅니다. (※일부 스포 주의)
영화 <곤지암> 2018.3.28 개봉
극도의 긴장감과 몰입. 호러 특유의 재미에 충실한 영화 한편이 개봉됐습니다. 실시간 인터넷 방송이라는 콘셉트와 고프로, 360도 카메라, 드론 등 온갖 촬영장비를 동원해 리얼리티까지 살렸습니다.
실제 곤지암 정신병원은 여름만 되면 흉가 체험 장소로 인기가 쭈욱 올라갑니다. 에디터도 과거 취재를 위해 이곳을 찾으려고 했는데요. 주변에서 함께 갈 사람들을 수소문 했지만 모두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이제서야 말하지만, 저의 제안을 뿌리쳐 준 그때 지인들이 고맙습니다.
이곳은 2012년에 CNN으로부터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영화 '곤지암' 역시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에 영화 속 정신병원은 1979년 환자 42명이 사망하고, 병원장이 실종된 사건이 더해졌죠.
곤지암은 세세한 괴담들이 공포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립니다. 402호는 문이 절대 열리지 않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탁구공 소리가 들린다는 겁니다. 얼마 전엔 10대들이 강심장을 자랑하러 갔다가 실종된 사건도 있었고요.
공포체험단 '호러 타임스'는 이곳을 체험할 멤버들을 모집합니다.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려는 거죠.
흉가 체험을 시작하기 전 6명의 멤버는 자신의 얼굴을 향해 카메라를 장착합니다. 그리고 2명씩 조를 짜고 대장의 지시에 따라 원장실, 치료실, 목욕탕 등 건물 내부를 탐색합니다. 이후 벌어지는 기괴한 일들. 공포감이 극도로 달한 멤버들은 ‘집단 멘붕’에 빠집니다.
영화는 1인칭 화면 등 새로운 연출기법으로 생동감을 더하는데요. 무엇보다 유명 장소라는 점이 공포영화로서 매력을 확 끌어올립니다.
여기서 컷!
곤지암처럼 영화에 실제 지명을 쓴 경우 주민들이 상영금지를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법적으로 문제가 있을까요?
곤지암 정신병원의 실제 이름은 남양 신경정신병원입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위치하며 1996년 폐업한 뒤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신병원 건물주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의 건물을 배경으로 한 공포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건물 소유주 홍모(63)씨는 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를 상대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는데요. 최근 병원 매각 논의를 진행 중이었는데, 공포영화 배경이 된 사실 때문에 계약이 파기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법원은 홍씨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환)는 지난달 21일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는데요.
영화는 허구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영화 '곤지암'은 소유주 개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므로 소유주 명예와 신용이 훼손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괴이한 소문이 돈 것은 근본적으로 정신병원이 폐업 후 소유주에 의해 장시간 방치됐기 때문"이라며 "영화 상영 및 특정 표현을 금지시켜야 할 피보전권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를 호소한 사람은 건물 소유주뿐만이 아닙니다. 곤지암읍과 지역 주민들도 "영화 제목을 바꿔달라"며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였는데요. 지역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훼손시킨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2년 전 영화 '곡성'을 개봉할 때와 비슷합니다. 당시 곡성군 주민들 사이에도 반대 여론이 높았는데요. 하지만 영화 흥행으로 오히려 관광객이 늘어나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공포체험을 한다며 밤새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곤지암과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지명뿐 아니라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에서는 명예훼손을 이유로 상영금지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공범자들'부터 '실미도'까지 대부분 소송에서 원고가 패소했습니다. 이미 대중들은 영화에 허구가 가미됐다는 사실을 알고 관람한다는 이유입니다.
실제 지명이나 실화에 극적인 이야기를 더하며 사실은 왜곡될 수도 있습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피해 여부에 대한 판단도 쉽지 않은데요. 법원은 상업영화의 특성을 고려해 창작물로서 '표현의 자유'에 손을 들어주는 편입니다. 영화는 영화로만 봐야 한다는 게 법원의 주된 입장입니다.
글: 법률N미디어 이은정 에디터
사진: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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