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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보셨어요?

부농귀농 | 조회 791 | 추천 2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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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서울살이에 지친 혜원(김태리 분)이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만의 속도를 찾는 이야기다. 영화관에서 나온 직후에는 혜원의 삶이 막연하게 부러웠다. 그러다 마음 한 켠에서 심술이 불쑥 솟았다. 과연 현실에서도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돈은 어디서 나와? 전기 요금이랑 휴대폰 요금은 어떻게 내? 그래서 찾아봤다. <리틀 포레스트> 등장인물들의 현실 버전. 과연 그들의 작은 숲은 어떤 모습일까. 우린 어디에서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며 궁금했다
 

 
01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
대학에 합격하고 고향을 떠나 홀로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졸업 후 매일 밤 편의점 진상 손님을 견디며 힘겹게 임용고시를 준비했지만 낙방했다. 무엇 하나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서울 생활에 크게 버거움을 느끼고, 돌연 고향으로 내려온다.
자신의 행동이 도피처럼 보일까봐 걱정되진 않을까?
언젠가는 다시 서울로 돌아갈 생각일까?
 

 
02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난 다른 삶을 꿈꾸는 ‘은숙’
태어난 이래 고향을 한 번도 벗어난 적 없다. 고향에 있는 전문대 졸업 후 농협에 취직해서 은행원으로 근무 중이다. 매일 반복되는 시골살이가 지겨워진 그녀는 늘상 도시 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낭만을 품고 살아간다.
서울에 가면 정말 다 해결될까?
안정적인 삶을 포기하는 게 무섭지는 않을까?
 

 
03 꿈꾸던 삶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다른 지방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에 성공했지만, 타인이 결정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아서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현재는 부모님과 함께 과수원을 운영하며 자신이 진짜 꿈꾸던 삶을 찾고 있다.
부모님의 과수원이 없었더라도 농부가 되었을까?
도시에서의 삶이 그립지는 않을까?

 

 
고독한 서울살이, 외로워서 병이 났어요
현실판 혜원 A 힘들 때면 고향이 그리운, 김고독씨의 경우
 
안녕하세요. 저는 경상남도 진주 출신 대학생입니다. 서울에 온 지는 5년 정도 됐어요. 진주 살 때는 서울에서 사는 것이 꿈이었어요. 택배를 주문하면 서울 사람들보다 늦게 받는 게 억울했거든요. 그렇게 하찮은 이유로 서울 사람에 대한 열등감도 느꼈었어요.
“서울에 가서 택배를 하루 만에 받자!” 하며 당차게 상경했습니다. 처음 서울에 집을 구했을 때는 마냥 좋았어요. 집을 떠나 혼자 사니까 편하고 자유로웠죠. 그렇게 자유를 즐기길 1년쯤. 외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향 사는 친구들은 집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아는 사람을 마주치는 게 불편하다고 하는데, 저는 어딜 가도 혼자였어요.
온종일 한마디도 안 하는 날도 있었죠. 언젠가는 몸살이 났어요. 꼬박 일주일을 앓아누워 있어도 죽 사다 줄 사람 하나 없더라고요. 겨우 나가서 약을 사려는데 너무 비싼 거예요. ‘이거면 하루 치 생활비인데…’ 생각하다가, 아픈 와중에도 돈 걱정 하는 신세가 비참해서 버스 안에서 울었어요.
 
서울은 사는 곳이 아닌 버티는 곳
이렇게 서울에 정을 붙이지 못하다 보니 사소한 것 하나하나 고향과 비교를 하게 됐어요. 사실 매일 길 잃어버릴까봐 긴장하는 것도 지겨워요. 진주에서는 웬만한 곳은 걸어서 갈 수 있고, 지리도 익숙하니까 어딜 가든 마음이 편했거든요. 그런데 서울에선 지도 앱 없인 외출할 수가 없으니까 답답해요.
GPS가 잘못 작동해서 30분이면 도착할 곳을, 1시간 넘게 헤맸을 때는… 화가 나더라고요. 결국, 목적지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했어요, 시간, 체력, 돈 모두 낭비한 셈이죠. 언덕은 또 왜 그리 많은지. 학교고 집이고 모두 언덕에 있어서, 무거운 짐이라도 든 날이면 한숨부터 나와요.
 
방법만 있으면 저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런 힘든 점들을 고향 친구에게 말하면 다들 이렇게 답해요. “내려오면 되잖아.” 근데 그게 쉽나요. 일단 대학 졸업은 해야 하니 앞으로 최소 2년은 여기 있어야 해요. 마음 같아선 졸업 하자마자 고향으로 내려가서 취직하고 싶은데 그것도 어려울 것 같아요.
진주는 시내 외곽으론 모두 논밭이에요. 그렇다 보니 공장도 없고 사무실도 흔치 않아요. 진주에서 직장을 잡으려면 전문직이 되어 학교, 병원, 법원에 들어가야 해요. 하지만 저는 꿈도 능력도 없는 문과생이잖아요. 그러니 우선 일자리가 많은 서울에 있는 게 낫겠죠.
오늘도 친구들과 답 없는 대화를 하며 고향 생각을 했어요. 당분간은 서울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 한숨만 나오네요. 미세먼지에 강추위, 치솟는 집값까지… 제가 서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없다면 전 어디로 가야 할까요?
 

 
사람들이 서울, 서울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현실판 혜원 B 덕질은 한양에서, 김영화씨의 경우
 
제 고향은 서해안의 섬과 한반도를 잇는 항구도시, 세발낙지가 유명한 전라도 목포입니다. 2010년,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서 어느덧 9년째 서울살이 중이에요. 저는 이곳에 꽤 잘 적응한 케이스예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기숙사 생활도 너무 즐거웠고, 혼자 사는 것도 체질에 맞아 행복하거든요. 요즘엔 이케아에서 저렴하고 예쁜 가구들을 데려와 방 꾸미는 재미에 빠져 있어요. 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웬만한 서울 관광지는 다 가본 것 같아요. 그래서 서울 토박이 친구들보다 길을 더 잘 안다는 소리를 들어요.
 
9년을 살아도 여전히 버거운 도시
물론 힘든 순간도 종종 있어요. 서울 물가가 좀 비싸야죠. 월세, 공과금, 교통, 식비를 다 합하면 ‘텅장’이 될 수밖에요. 게다가 저는 2호선을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그때는 제 의지로 걸을 필요가 없어요. 인파에 이리저리 쏠리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자동 환승’이 되어 있거든요.
이 짓을 매일 반복하면… 솔직히 지치죠. 2개월에 한 번씩은 고향에 내려갔다 와야 숨통이 트여요. 최근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봤는데요. 처음 보고 든 생각은 ‘집에 가고 싶다’였어요. 고향으로 돌아가 무너진 중심을 다잡고, 또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혜원’의 모습을 보니 부럽더라고요. 그 느낌이 뭔지 아니까,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었죠.
 
여기서 좀 더 살아보고 싶어요
하지만 서울에 올라온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가끔 고향에 내려가 힘을 얻을지언정 저는 또 저만의 삶을 살아가야죠. 그만큼 서울의 혜택을 잘 누리며 살고 있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서울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취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에요. ‘덕질은 한양에서’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거든요. 서울에서만 열리는 전시회나 콘서트, 스포츠 경기가 얼마나 많은데요.
또 집 앞에 예술영화관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에요. 저는 영화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취업도 영화 관련으로 했는데요. 만약 서울에 살지 않았더라면 내가 영화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예요. 지방에서는 예술영화를 거의 상영하지 않으니까요. 때로는 서울에 산다는 것 자체가 삶의 ‘원동력’이 될 때가 있어요. 일단 일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잖아요.
각종 아카데미, 대외활동, 동아리가 온통 서울에 모여 있으니까. 물론 서울에 평생 머물지는 않을 거예요. 더 이상 이렇게 치열하게 살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정을 찾으면, 미련 없이 떠나야죠.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은 저를 많이 성장시켰고, 그렇기에 앞으로 좀 더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아직 젊고, 서울이 기회의 도시인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요.
 

 
여기에서는 제 꿈을 이룰 수가 없어요
현실판 은숙 A 서울살이를 앞둔 지방러, 최공연씨의 경우
 
안녕하세요. 곧 서울살이를 앞두고 있는 지방러입니다. 제 고향은 아주 작은 동네예요. 정말로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어머니한테 제 담임선생님 이름을 알려드렸더니 어머니가 놀란 얼굴로 아버지 친구라고 하셨었죠. 그렇게 1년 내내 강제 모범생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행동 조심! 말조심! 합니다. 좁은 인맥이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주위 인맥을 통해 일자리를 얻기도 하거든요. 요즘은 제 은사님 아들 분의 일을 도와주고 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일자리를 얻으면서 고향을 떠나기가 더 힘들어졌어요.
 
현실에 안주하면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겠지만
저는 지금 음대에 다니고 있고, 제 꿈은 공연 업계에서 일하는 거예요. 공연을 보는 건 제 유일한 취미고요. 그런데 고향에서는 공연을 보려면 돈이 두 배로 들어요. 교통비, 식비, 숙박비까지. 심지어 위험하기도 해요. 11시가 넘어 끝나는 공연을 본 날이면 서둘러서 막차를 타야 돼요. 놓치면 노숙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루는 막차를 놓치는 바람에 집에 가지 못하고 부랴부랴 숙소를 잡아야 했어요. 지금 하는 일도 솔직히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당연하게도 시골에는 공연 관련 일자리가 없어요. 음악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도 평생에 한 번쯤은 고향을 벗어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어요. 그래서 고향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 가면 공연도 더 많이 보고 공부도 할 수 있을 테니까.
 
힘들어도 괜찮아, 서울이니까!
서울은 흔히들 눈 뜨고 코 베어 가는 곳이라고 하잖아요. 사람도 많고 사건도 많고. 그런 곳에서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돼요. 며칠 전에는 집을 구하러 서울에 올라가서 두리번거리고 있었어요. 저에게 어떤 분이 친절하게 말을 걸었는데, 알고 보니 사이비 종교에서 나온 사람이었어요.
그분이 절 어디론가 데려가려고도 했었는데… 얼마나 무서웠던지. 겨우 빠져나와서 부동산 중개업자분들과 집을 구하러 다니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집을 보여주더라고요.(절망) 비싼 물가와 집값을 부담하려면 얼른 직장을 구해야 할 텐데. 제가 과연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기껏 서울에 왔는데 정작 고향이 그리워지면 어떻게 하죠? 매일 밤 걱정하느라 잠이 안 와요. 그래도 아직은 괜찮아요.
걱정보단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니까요. 이젠 공연도 마음껏 볼 수 있잖아요. 쉬는 날엔 홍대, 명동, 대학로에도 갈 거예요. 인터넷으로만 보던 유명한 맛집에 가거나, 예쁜 카페에 앉아 있으면 서울에 사는 것 만으로도 뿌듯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제가 원하는 일자리가 있으니까. 힘들어도 버텨야죠. 우선은 집부터 구해야겠지만!
 

 
시골에도 있을 건 다 있어요
현실판 은숙 B 시골생활에 만족하는 하동 사람, 윤만족씨의 경우
 
친구들이 서울에서 사는 걸 구경만! 하고 있는 하동사람입니다. 하동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의 시골 동네예요. 어릴 적엔 영화관도 없었고 산부인과도 없었어요(그래서 저는 가까운 도시의 병원에서 태어났답니다). 아버지는 주말이면 할머니 집에 가셔서 농사를 도우세요.
그래서 주말에는 아버지 얼굴 보기가 힘들어요. 저도 가끔 할머니 집에 가는데, 주변에 슈퍼가 없어서 먹을 걸 바리바리 싸 가지고 가요. 불편하긴 해도 좋은 점이 더 많아요. 특히 겨울에 논에서 뛰어놀면 정말 재밌답니다.
 
떠돌이처럼 살고 싶진 않아
서울에 간 친구들은 항상 비슷한 이야길 해요. “오늘 미세먼지 156이래, 니 키다 키”, “지금 버스 안이야. 사람 많아서 전화 끊을게” 듣다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요. 서울에서 취직한 언니는 명절에 집에 내려오지도 못해요. 일이 바빠서 명절에 쉴 수 없대요. 한 친구는 차 막히는 게 싫다며 안 와요.
언젠가 차가 막혀서 버스에 여섯 시간 갇혀 있었던 이후로, 명절이나 휴가 시즌은 무조건 피하더라고요. 그러다가 간만에 고향에 내려오면 엄청 행복해해요. 집밥을 먹어서 그런가, 좋은 공기를 마셔서 그런가. 며칠 쉬고 나면 얼굴빛이 달라지던데요? 한 번은 언니의 이사를 도와주러 서울에 간 적이 있어요.
되게 힘들게 구했다고 들었는데, 제 눈에는 집이 지불한 돈에 비해 너무 좁고, 낡아 보였어요. 2년 뒤에 계약이 끝나면 또 집을 옮겨야 한대요. 짐을 싸는 게 지겹다며 한탄하는 언니가 안타까웠어요. 집만 구하기 힘든 게 아니라면서요. 언니는 고향에 내려오면 꼭 미용실에 가요. 서울에선 너무 비싸서 머리를 할 수가 없대요. 이런 이야기를 가까이서 듣다 보니 ‘서울은 외로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생겨버렸어요.
 
꼭 서울만 도시는 아니니까
제가 사는 곳에는 화장품 가게가 많이 없어요. 문화생활도 하기 힘들어요. 그렇지만 생활이 안정적이죠. 집값 걱정도 없고 물가도 높지 않으니까요.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까운 큰 도시로 나가면 돼요. 꼭 사고 싶은 화장품이 있으면 가까운 진주에 가서 쇼핑을 합니다. 왕복 한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고, 교통비도 싸서 부담이 없어요.
하동 영화관에서는 4D영화나 아이맥스를 볼 수 없으니까 창원으로 나가고요. 전시회나 연극을 보러 부산에 가기도 합니다. 시외버스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야구장도 있고 축구장도 있어요. 문화생활을 위해 시외버스를 탄다고 하면 불편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서울에서도 아이맥스 영화관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크게 불편하지 않아요. 하지만 졸업 후에는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야 할 것 같아요. 하동엔 일자리가 없으니까. 그래도 서울은 아니에요. 이왕이면 고향에서 가까운 도시였으면 좋겠어요. 화장품 쇼핑을 가던 창원이나,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부산처럼요.
 

 
자의 반 타의 반 귀농살이, 그럭저럭 할 만해요
현실판 재하 A 자연이 좋은 충북 음성 사람, 김농부씨의 경우
 
저 같은 경우 30여 년 가까이 시골에서 과수원을 운영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귀농을 하게 됐어요. 고향에 내려오기 전 3년 정도 서울에 있는 작은 무역 업체에서 일했었는데요. 사실 특별히 도시 생활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만 누구나 겪는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마침 장남인 제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과수원을 물려받게 된 거죠.
 
만만찮은 시골살이
사실 시골이라고 해도 똑같이 사람 사는 곳이에요. 인터넷, 휴대폰이 안 되는 지역은 우리나라에 이제 거의 없을 거예요. 하지만 확실히 서울에 비해 대중교통 체계가 많이 빈약하긴 해요. 덕분에 예전에는 당연했던 문화생활과 거리가 좀 멀어진 듯한 느낌이 들어요.
게다가 제가 사는 곳은 40여 가구가 모여 사는 한적한 시골 동네인데, 공동체 의식이 아주 강해서 옆집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예요. 사정이 생겨서 마을 행사에 몇 번 못 나갔더니, “서울에서 온 젊은 놈은 자기만 알고 동네일은 뒷전이다”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더라고요. 그 이후론 동네 어르신들한테 밉보이고 싶지 않아서 가능하면 참석합니다.
그런데 어르신들 술잔 비면 잔 채워드리고, 노래 불러보라고 하면 노래하고… 가끔 그런 제 모습이 꼭 회사 다닐 때 거래처 영업하던 모습 같아서 갑자기 정신이 확 들기도 해요. 또 농기계나 농업 도구, 연장 같은 것들도 ‘내 것, 네 것’의 개념보다는 ‘마을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한 번은 연장이 안 보여서 한참 찾다가 잃어버린 줄 알고 새로 샀는데, 석 달쯤 지나 앞집 어르신이 “지난번에 내가 말을 못하고 빌려갔어. 쓰고 가져다주는 걸 깜빡했네. 허허” 하셔서 좀 흠칫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살아보니 괜찮더라
친구들 대부분이 도시살이를 하고 있는데 서로 자주 만나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걸 보면 좀 부러울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여유 없이 아등바등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시골에 살면 문득 자연과 정말 가까이 있다고 느낄 때가 있거든요.
일하다 잠깐 쉴 때 예전 같으면 휴대폰이나 만지작거렸겠지만, 지금은 바람 소리에 섞인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다거나, 줄 지어 지나가는 개미 떼를 바라보거나 해요. 잿빛 도시속에서 부품으로 살아가는 데에 염증을 느끼거나,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면, 특히 본인이 땀 흘려 일한 대가를 눈으로 확인하고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귀농도 나쁘지 않습니다.
단, 충분히 그럴 만한 기반을 닦아놓고 준비가 되었을 때 시도하는 것이 좋아요. 겪어보니 귀농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 세 가지는 연고(인맥), 자본(농지 및 농기계), 그리고 최소한의 농업 기술이더라고요. 다행히 전 세 가지 다 어느 정도 충족되어 있는 상태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지만, 셋 중에 하나라도 채워지지 않았다면 아마 시작할 때 굉장히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건 서울에 다 놓고 왔어요
현실판 재하 B 서울이 그리운 논산 사람, 최희망씨의 경우
 
제 고향은 육군훈련소가 있는 논산입니다. 여긴 정말 육군훈련소 빼면 아무것도 없어요. 저는 태어나서부터 스물한 살 때까지 논산에서 쭉 살았어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니까 다들 물어보더라고요. 대학은 어디로 가냐고. 근데 전 대학에 갈 생각이 없었어요. 언니처럼 서울로 대학 가서, 생활비 벌어 가며 공부하고, 장학금 탈 능력이 안 된다는 걸 스스로 잘 알았죠.
그래서 그냥 논산에 남아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졸업식에도 못 갔어요. 그날 근무를 해야 해서. 그렇게 사회인도, 학생도 아닌 신분으로 지냈는데… 어느 날 ‘나 여기서 뭐 하고 있나’ 싶더라고요. 친구들은 다 대학 가서 공부하거나, 꿈을 찾아서 다른 도시로 갔는데 저만 정체된 기분이었어요.
 
꿈같았던 서울 생활
언니한테 고민을 말했더니, 서울에서 취직할 자신이 있으면 와서 같이 살자고 하더라고요. 찾아보니 당장 일할 곳은 많았어요. 그중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있는 브런치 카페에서 일하게 됐어요. 서울에서 처음 살기 시작했을 때를 돌이켜 보면 마냥 들떠 있었어요.
모든 게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거예요. 서울엔 버스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구나. 지하철도 있구나. 복잡한 버스 노선표를 보고, 내가 타야 할 버스를 골라서 무사히 일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죠. 번화가에 가서 그냥 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어요. 서울엔 젊은 사람이 많으니까 또래들과 일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그러다 언니가 결혼을 하게 됐어요.
언니 집에서 얹혀살던 저는 갑자기 오갈 데가 없어진 거죠. 처음에는 보증금을 모아서라도 서울에 계속 있으려고 했는데 결국 포기했어요. 자신이 없더라고요. 아르바이트 전전하면서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삶. 혼자 남겨질 제가 걱정돼서 잔소리가 는 언니와 싸우다 홧김에 고향으로 내려왔어요. 꿈같았던 서울 생활은 그렇게 끝났죠.
 
아무래도 제 마음의 고향은 서울인가봐요
2년 만에 돌아온 고향은 그대로였어요. 홀 서빙이나 카운터 알바가 전부인 한정적인 일자리. 그마저도 최저 시급을 주는 곳은 거의 없고. 이렇게 아르바이트만 하다가는 답이 없다 싶어서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땄어요.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고 있어요. 나름 안정적인 직장을 잡아서 이 정도면 정착했다 싶지만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해요.
사실 서울이 많이 그리워요. 언니랑 자취하던 것도 그립고, 쉬는 날에 맛집 탐방하던 것도 그립고. 문화생활도 그립고. 그래서 조금씩 돈을 모으고 있어요. 여유 자금을 좀 모아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걸 찾아보려고요. 고향을 떠나서 대학에 갈 수도 있고, 다른 도시에 취직할 수도 있겠죠.

출처: 대학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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