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토익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시험을 쳤지만 결과는 700점을 달성하기엔 택도 없이 모자랐습니다. 그리고 저의 평소 부족한 영어 실력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토익을 제대로 하지 못 한다면 졸업, 취업 등 미래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문을 뚫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토익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700점은 달성하지 못했고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부도 제대로 안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렇게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 우연히 지텔프라는 시험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텔프라는 이름을 얼핏 한 번 쯤은 지나가다 들어본 기억은 있었던거 같긴 했지만 지텔프가 정확히 어떻게 시험이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시험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에 관해서는 완전히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저의 시선을 끌은 지텔프와 토익의 차이점은 우선 토익이 상대평가여서 나의 실력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도 다반사인 반면에 지텔프는 절대평가여서 남의 실력 및 점수와는 관계없이 오로지 나 자신의 실력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토익보다 지텔프가 성적도 더 빨리 나온다는 점, 그리고 시험에 나오는 문법의 범위가 토익에 비해 대단히 한정적이라는 점 등이 저의 시선을 끌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약간의 고민 끝에 토익을 버리고 지텔프로 갈아탔습니다. 

그러면서 지텔프 수험서 중에서 가장 베스트셀러라는 해커스 지텔프 기출문제집을 구입해서 지텔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어찌보면 영어라는 과목은 동일하면서 시험 종류만 바꿨을 뿐인데 기존의 매너리즘과 슬럼프를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토익을 처음 시작했을 때처럼 한 번 기준점수인 65점을 넘어보자는 의지가 샘솟았습니다. 

그러고 친 첫 시험! 그러나 결과는 59점. 예상 밖의 결과였습니다. 심지어 토익보다 어렵다는 청취 영역에서 반 이상을 맞췄는데 생각치도 못한 독해 영역에서 발목을 잡았습니다. 솔직히 짧은 시간이나마 준비하면서 어쩌면 한 번에 기준점수인 65점을 달성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너무 자신감에 찬 나머지 그만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충격이 컸지만 저는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성적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지텔프 성적표는 토익보다 훨씬 직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토익처럼 힘들게 점수환산 계산기 같은거를 사용하지 않아도 어느 부분이 많이 틀렸는지 그리고 출제된 문법의 종류들 중에서 어떤 종류의 문법이 가장 약한지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전에서 어떠한 점이 부족했는지 등을 파악해서 2번째 시험 때는 그 부분을 전보다 좀 더 집중해서 준비했습니다. 그러고 친 2번째 시험에 대한 결과는 처음보다 3점 오른 62점이었습니다. 독해와 문법 영역이 전보다는 오르긴 했지만 독해가 기대보다는 많이 오르지 못한 것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요인이었습니다. 그러고 솔직히 이 점수를 받았을 때 지텔프도 쉽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 토익 대비할 때도 목표 점수인 700점 근처까지 가려다가 미끄러진 적이 꽤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만 더 힘내보자는 마음으로 독해를 비롯한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을 다시 집중해서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친 3번째 시험만에 65점, 딱 기준점수 커트라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어쩌면 문법이 살짝 미끄러져서 위험할 뻔했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고군분투 끝에 드디어 영어를 손 놓고 다른 전문과목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나랑 영어랑은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3번만에 영어를 손 놓게 해준 지텔프, 그리고 해커스한테 고마움을 느낍니다.